아시아에서 유럽으로 수출된 컨테이너 물동량이 5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영국 해운조사기관인 컨테이너트레이드스터티스틱스(CTS)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아시아 16개국에서 유럽 54개국으로 수송된 컨테이너 물동량은 1575만8800TEU를 기록했다. 1년 전인 2019년 견줘 5.4% 역신장했다.
유럽수출항로는 2019년 3% 성장한 1666만6700TEU로 사상 최고기록을 세운 뒤 1년 만에 갑자기 불어닥친 감염병 여파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 항로 물동량이 내리막길 행보를 보인 건 2015년 이후 5년 만이다. 지난해 물동량은 비교적 큰 폭의 감소율을 띠면서 2017년 이후 3년 만에 1500만TEU대로 떨어졌다.
우리나라와 일본발이 15% 감소한 174만9500TEU, 중국발이 3% 감소한 1171만2900TEU, 동남아시아발이 8% 감소한 229만6300TEU였다. 기계류 가구 철강 등이 두 자릿수로 감소하는 등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나가는 주요 품목들이 모두 부진을 보였다.
지난해 유럽수출항로 물동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1월부터 7월까지 7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특히 중국 내에서 유행하던 감염병이 세계로 퍼져나가기 시작한 2월엔 32%나 급감해 선사들을 곤혹스럽게 했다. 4월과 5월에도 -20% -18% 등의 높은 감소율을 보였다.
그러다 7월에 -3%로 감소세가 둔화되더니 8월엔 2%의 플러스성장으로 전환했다. 9월과 10월 각각 8% 7%의 비교적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뒤 11월엔 13%의 두 자릿수 성장률을 내는 호조를 보였다. 하지만 12월에 -7%의 감소율로, 5개월 만에 역신장하며 2020년을 마무리했다. 분기별로 보면, 1분기과 2분기에 각각 -12% -15%의 감소세를 띈 반면 3분기와 4분기엔 각각 2% 3% 성장한 것으로 집계했다.
유럽수입항로는 근소한 성장률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해 유럽에서 아시아로 수입된 물동량은 819만3200TEU로, 1년 전의 817만300TEU에서 0.3% 늘어났다. 최근 5년간 유럽수입항로 물동량은 2018년 한 해를 제외하고 모두 성장곡선을 그렸다. 특히 2019년엔 7%에 이르는 높은 증가율을 과시했다.
우리나라와 일본행 화물이 6% 감소한 157만1300TEU, 중국행이 7% 증가한 473만5900TEU, 동남아행이 8% 감소한 188만5300TEU를 각각 기록했다. 증가율에서 보듯 중국의 수입 수요가 두드러졌다. 품목별로, 목재가 40% 성장하고 야채·곡물·과일류가 2배 늘어난 반면 펄프·종이는 두 자릿수로 감소했다. 유럽수입항로 물동량은 지난해 12개월 중 7개월 동안 플러스 성장하는 등 비교적 코로나 여파에서 비켜나 있는 모습을 보였다.
운임은 30% 이상 급등했다. 영국 해운조사기관인 드류리에 따르면 상하이발 로테르담행 평균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2019년 1093달러에서 지난해 1455달러로 33% 인상됐다. 특히 12월 운임은 1190달러에서 3480달러로 3배가량 올랐다. 유럽수출항로 운임은 올해 들어서도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1월 평균 운임은 지난해 1430달러에서 올해 5030달러로 3.5배 급등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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