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항로 취항선사들이 운임 회복에 나설 예정이다. 선적상한제도(실링제)가 도입돼 안정적인 시황 설계가 가능한 한일항로에서 요율을 끌어올려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새해 들어 물동량은 안정적인 모습이다.
한국근해수송협의회(KNFC)에 따르면 지난 한 해 한국과 일본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173만5200TEU를 기록, 1년 전의 190만2900TEU에 견줘 9% 감소했다. 미국발 금융위기 시절이던 2009년 이후 11년 만에 두 자릿수의 감소세를 보일지 관심이 쏠렸으나 12월에 하락폭이 둔화되면서 한 자릿수 감소율로 지난해를 마쳤다.
수출입화물과 환적화물 모두 두 자릿수를 넘나드는 하락곡선을 그렸다. 수출화물은 2019년 37만TEU에서 지난해 33만6500TEU로 9% 감소했고 수입화물은 2019년 32만4800TEU에서 지난해 28만8100TEU로 11% 감소했다. 환적화물도 120만8000TEU에서 111만600TEU로 8% 후진했다.
월간 실적은 지난해 열두 달 모두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1월과 4월, 6~9월 6개월은 두 자릿수의 뒷걸음질 행보를 보였다. 6월은 감소율이 20%까지 악화했다. 4분기 석 달 동안 감소폭이 2~5%로 둔화한 건 그나마 고무적이다.
새해 들어선 물동량 수요가 반등한 것으로 파악된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월 한일항로 물동량은 18만5700TEU로, 1년 전의 18만3400TEU에 견줘 1% 증가했다. 수출화물은 3% 감소한 11만6200TEU에 그쳤지만 수입화물이 9% 늘어난 6만9500TEU를 달성하면서 전체 실적도 플러스 성장했다. 지난해 9월까지 두 자릿수 감소세를 띠던 수입화물은 지난해 10월부터 1~2%의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선 뒤 올해 1월엔 큰 폭으로 도약해 선사들의 표정을 밝게 했다.
취항선사들은 올해 1기(1~2월) 실링을 모두 달성한 것으로 파악된다. 실링을 낮춰 잡은 데다 수요까지 반등한 게 이유다. 1~2월 실링은 75%였다. 선사들은 2기(3~4월) 실링도 보수적으로 정할 계획이다. 선사 관계자는 “3~4월은 전통적으로 한일항로의 성수기이긴 하지만 최근 운임이 약세를 띠었던 점을 고려해 80% 선 아래로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선사들은 여세를 몰아 3월부터 운임 회복(GRI)에 나설 예정이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현재 부산발 일본 주요지역 공표운임은 일부 외국선사를 제외하고 20피트 컨테이너(TEU)당 150달러 안팎이다. 수입항로 운임은 50달러 선 아래다. 선사들은 GRI를 통해 수출 운임을 180~200달러, 수입운임을 50~80달러 선까지 인상할 계획이다. 한일 무역전쟁이 일어나기 전 수준으로 운임시황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선사 관계자는 “3월치 선적예약이 2월 하순께 모두 마무리될 만큼 수요가 강세를 띠고 있다”며 “주변 항로가 워낙 활황이어서 한일항로 운임 인상도 성공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한편 장금상선·흥아라인과 고려해운·남성해운이 나란히 한중일 펜듈럼노선을 개설한다. 장금상선과 자회사인 흥아라인은 2월 중순께 부산항과 중국 상하이 닝보, 일본 도호쿠(東北) 홋카이도 지역을 연결하는 컨테이너선항로를 새롭게 시작했다.
서비스이름은 상하이-도호쿠서비스(STS)다. 오랜 파트너인 흥아라인과 공동운항계약을 해지한 고려해운은 남성해운과 중국 칭다오 다롄, 일본 도호쿠 홋카이도를 잇는 뉴차이나칭다오(NBP) 서비스를 3월 초 연다. 두 선사의 펜듈럼항로 제휴는 이번이 6번째다. 신항로엔 모두 1000TEU급 3척이 투입된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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