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평가는 대한항공이 지난해 4분기에도 영업이익 창출 기조를 유지했다고 15일 밝혔다. 한기평은 “대한항공이 4분기 화물실적 호조로 영업이익이 예상치를 상회했다”며 “화물사업이 일정수준 실적 하방을 지지하면서 업황 침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익 감소 폭은 크지 않을 것이란 예상에 부합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절대적인 이익규모가 예년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질적으로도 강도 높은 비용절감을 통한 불황형 흑자라는 점에서 본질적인 이익창출력은 과거에 비해 저조하다고 평가했다.
한기평은 지난해 대항항공의 연간 매출액 7.2조원, 영업이익 1500억원 내외일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결과적으로 매출은 예상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으나 영업익은 화물실적 호조가 이어지면서 기대치 이상이었다. 공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화물부문 성수기 효과로 4분기 매출은 1.9조원, 영업이익은 1466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누적 기준으로는 매출 7.4조원, 영업이익 2383억원으로 집계됐다.
부문별로는 여객 매출이 전년 대비 74% 감소했고, 여객 수요에 기반하는 기내식 등 부대수익도 동반 감소했다. 반면 화물사업은 2분기 이후 호조세를 유지하며 연간 매출이 전년 대비 66% 상승한 4.3조원을 기록했다. 영업비용은 연료비와 인건비 감소 폭이 가장 크게 나타났다. 원유가 하락과 항공유 수요 급락 등의 영향으로 연료비 부담이 완화됐다.
비용항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인건비도 순환휴직과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 연장 지급 등으로 전년에 비해 28% 줄어들었다. 이 시기에 적극적인 경기부양과 온라인 상거래 확대 등으로 소비가 크게 위축되지 않았고 전기·전자, 자동차부품 등의 수요가 비교적 양호하게 유지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여객기 운항 감소로 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지속되는 가운데 연말 성수기 물량이 집중되면서 지난 11~12월 화물운임지수는 kg당 7.4달러(TAC지수 홍콩-북미행)로 근래 수 년간 최고가였던 지난 5월(7.7달러/kg) 수준에 근접했다. 화물운송량도 화물운송실적(FTK) 기준 전년 동기 대비 21.2% 증가했고, 탑승률(L/F)도 평균 82.7%를 유지했다.
한편 한기평은 코로나19 장기화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대한항공의 실적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다고 분석했다. 화물사업이 현재의 이익 기조를 유지하고 유상증자 등 추가적인 자구 계획을 통해 재무적 완충력을 일정수준 확보한다 하더라도, 여객수요 개선에 기반한 업황 회복이 장기간 지연되면 재무구조 훼손 등 펀더멘털 변화가 불가피할 거란 전망이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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