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2-17 13:17

‘가스선·해양플랜트 호조’ 선박수출액 산뜻한 출발

1월 실적 두자릿수 성장


대형조선 ‘빅3’로 불리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이 과거에 수주한 가스선과 해양플랜트 등이 선주 측에 대거 인도되면서 우리나라 선박수출액이 3개월 연속 플러스 성장을 일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월 선박 수출액은 34억8500만달러(약 3조8900억원)로 전년 동월 28억2500만달러 대비 23.4% 증가한 실적을 신고했다. 지난해 12월 27억8400만달러와 비교해도 25.1% 신장했다. 

가스운반선과 가스추진선박, 해양플랜트 설비가 올해 1월 선박 수출액 증가를 이끈 원동력이었다. 특히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는 가스선에서만 2018~2019년 600만CGT(수정환산톤수) 460만CGT의 일감을 쓸어담았다. 2년 동안 한 선종에서만 1000만CGT가 넘는 수주량을 기록하는 저력을 보였다. 

새해 조선 빅3의 첫 출발도 순조로웠다. 한국조선해양은 1월5일 아시아에서 1만5000TEU급 액화천연가스(LNG)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6척을 확보했으며, 삼성중공업도 같은 날 LNG운반선 2척을 첫 수주 리스트에 올렸다. 대우조선해양도 노르웨이 선주와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2척의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산업부는 “글로벌 에너지 전환 가속화에 따라 가스운반선 및 가스추진선박의 수출이 본격화되고 있으며, 이달 17억7000만달러 규모의 대형 해양플랜트 설비가 통관되면서 선박 수출이 3개월 연속 증가했다”고 말했다.

총수출액 40개월만에 2개월 연속 증가

선박 수출액 증가 등에 힘입어 우리나라 수출실적은 2017년 9월 이후 40개월 만에 2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세를 기록했다. 

1월 수출액은 전년 대비 11.4% 늘어난 480억1000만달러(약 53조6000억원)를 달성했으며, 무역수지는 39억6000만달러(약 4조4200억원)로 9개월 연속 증가했다. 

15대 품목 중 12개가 증가해 2018년 10월 이후 최대 폼목이 플러스를 냈다. 특히 시스템반도체 전기차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의료기기 등 고부가가치 품목에서 수출 상승세를 이끌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반도체 수출액은 파운드리 대형 고객 수주 등의 호재로 21.7% 증가한 87억2000만달러를 달성, 7개월 연속 증가했다. 디스플레이와 무선통신기기의 호조도 눈길을 끈다. 

디스플레이는 글로벌 스마트폰 수요 확대와 노트북·TV용 LCD 단가 상승, 대형·폴더블 OLED 등 고부가가치 제품 확대로 32.2% 신장한 18억1000만달러를 내며 10년 만에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다. 무선통신기기 역시 중국 미국으로 향하는 수출이 두 배 이상 성장하고 미중 무역분쟁에 따라 주요 경쟁사의 영향력이 하락하면서 58% 폭증한 13억6000만달러로 16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경신했다. 

2개월 만에 플러스 성장한 자동차는 40.2% 증가한 40억달러로 2017년 9월 이후 최고 증가율을 나타냈다. 新수출성장동력으로 꼽히고 있는 바이오헬스도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출이 9~12월 연속으로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66.5% 폭증한 12억8000만달러를 달성하며 수출액 증가에 힘을 보탰다. 

이 밖에 석유화학은 26개월 만에, 철강은 4개월 만에 플러스 성장하며 수출액이 각각 8.6% 6% 증가한 35억8000만달러 24억5000만달러를 달성했다.

반면 석유제품은 46% 급감한 18억1000만달러에 그치면서, 우리나라 수출 품목 중에서 가장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최근 들어 유가 감소세가 완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수출 단가가 전년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데다 가동률 조정으로 물량까지 감소하면서 수출액이 크게 후퇴했다. 일반기계는 투자 심리회복이 지연되면서 4.8% 감소한 40억4000만달러, 섬유는 수요 회복이 늦춰지면서 7.9% 후퇴한 9억1000만달러에 그쳤다.

 


지역별로는 수출액이 가장 많은 대(對) 중국 수출에서 전년 대비 22% 늘어난 117억6000만달러를 달성했다. 중국 내 생산·소비·투자 지표의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 일반기계 무선통신기기 등의 품목이 선전한 게 수출액 증가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두 번째로 높은 수출액을 기록 중인 對 미국 수출도 호조를 보였다. 자동차 반도체 차부품 등의 품목이 선전하면서 수출액은 46.1% 증가한 83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EU행 수출 역시 바이오헬스와 컴퓨터 등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23.9% 신장한 47억8000만달러를 냈다. 이 밖에 중남미 인도도 전년 대비 각각 7.9% 3.4% 증가한 17억4000만달러 12억7000만달러의 수출액을 일궜다. 

반면 아세안은 일반기계와 석유제품, 섬유 등의 부진으로 15.2% 뒷걸음질 친 80억2000만달러의 수출액에 그쳤다. 일본행 수출도 석유제품 일반기계 차부품 등의 실적이 나빠지면서 8.5% 감소한 22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 밖에 CIS 중동은 전년 대비 각각 19.9% 13.2% 감소한 8억9000만달러 11억2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수입도 양호한 실적을 거두며 우리나라의 수출입 모두 산뜻한 새출발을 알렸다. 우리나라의 1월 수입액은 전년 대비 3.1% 증가한 440억5000만달러를 달성했다. 자본재 수입이 12개월 연속 증가하는 가운데, 중간재와 소비재 수입까지 증가하며 전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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