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무 해운협회 상근부회장은 “1998년 IMF와 2009년 금융위기 시절 진행된 해운 구조조정은 엄밀한 의미에서 보면 구조조정이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김 부회장은 지난 23일 저녁 온라인으로 열린 제13회 바다 저자전문가와의 대화 행사에서 “우리나라 해운 역사상 있었던 세 번의 구조조정 중 90년대 이후 진행된 두 번의 구조조정은 금융권이 채권 회수에 초점을 둔 것이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우리나라 해운 구조조정은 1979년 오일쇼크의 후유증으로 1984년 단행된 해운산업 합리화가 대표적이다. 당시 60여곳이었던 외항해운기업은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1990년대 말 IMF 구제금융 땐 국적선단 125척이 해외로 헐값 매각되며 국가 경쟁력이 크게 후퇴했다. 금융위기 이후 진행된 구조조정에선 국내 유력 해운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한편 세계 7위 해운사였던 한진해운이 파산하는 치명적인 결과를 낳았다.
김 부회장은 “현재 해양진흥공사가 설치된 뒤 추진되는 해운재건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호평하고 “해운을 무역의 보조산업이 아닌 3국 간 화물을 운송하면서 부가가치를 획득하는 산업으로 인식하고 선사와 화주 조선이 상생 발전하는 방안을 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부회장에 이어 인천대 최수범 초빙연구위원이 강사로 나와 우리나라가 북극항로에 진출하기 위해 준비해야 할 사항과 정책 과제 등을 소개했다.
토론에선 부산 신항의 외국기업 운영 비중이 너무 높다는 점과 국적선 적취율이 선박금융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점, 정책금융에만 의존하지 말고 시중은행이 선박금융시장에 돌아오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이 제시됐다.
사회를 맡은 김인현 교수는 “해운 조선 물류 선박금융이 힘을 합쳐 국제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컨센서스가 형성됐다”며 “독일 헌법과 같이 해운조선물류산업을 발전시킬 책무가 국가에 있음을 명기하자는 의견까지 제시되는 수확을 얻었다”고 말했다.
30일 열리는 14회 행사엔 유창근 전 현대상선 사장과 김칠봉 전 대한해운 부회장이 나와 자신들이 경험한 정기선과 부정기선 해운을 주제로 강의한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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