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항로 취항선사들이 새해 마이너스운임을 시장에서 퇴출하기로 해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물동량은 수출에서 4%를 웃도는 견실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황해정기선사협의회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한중 양국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329만9800TEU를 기록, 1년 전의 317만6700TEU에서 3.9% 성장했다.
수출과 수입 모두 호조를 보였다. 수출물동량은 4.6% 증가한 115만9200TEU, 수입물동량은 2.7% 증가한 185만7400TEU였다. 원양선사가 고객인 피더화물은 8.7% 늘어난 28만3100TEU로 집계됐다.
중국 항구별로 보면, 상하이와 닝보가 각각 4% 20% 늘어난 88만6800TEU 32만6700TEU, 칭다오가 7% 늘어난 50만1000TEU를 기록하며 시황 상승을 견인했다. 반면 다롄과 톈진(신강)은 각각 2% 감소한 20만9700TEU 43만5100TEU에 머물렀다.
수출화물의 성장은 이 항로 주력화물 중 하나인 합성수지(레진)의 호조 때문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으로 수출된 석유화학제품은 741만t으로, 1년 전 661만t에 비해 12% 증가했다.
이 중 합성수지는 2019년 480만t에서 지난해 575만t으로 20% 급증했다. 중국이 코로나19 사태로 마이너스성장한 상반기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경제 회복에 ‘올인’하면서 우리나라의 레진 수출도 함께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월별 물동량 성적은 첫 두 달과 12월을 제외하고 모두 성장곡선을 그렸다. 특히 5월부터 11월까지는 최저 5%에서 최대 17%에 이르는 높은 성장 폭을 보여줬다. 다만 12월에 4% 감소하며 마이너스 증가율로 2020년을 마무리한 건 아쉬운 점이다.
선사 관계자는 “지난해는 중국 내 가공품 수요가 늘면서 여수석유화학단지를 중심으로 레진 수출이 활발했다”며 “새해 들어선 1~2월이 한중항로에서 전통적인 비수기지만 특별히 화물이 감소하는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운임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띠었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1월15일자 상하이발 부산행 수입항로 평균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 203달러를 기록했다. 12월11일의 197달러에서 일주일 후 206달러까지 상승한 뒤 다시 190달러대로 하락했다가 새해 들어 반등하며 200달러대에 재진입했다.
수입 운임은 11년 전인 2009년 11월 250달러대 가까운 수준을 보였다가 시나브로 하락해 2017년 2월 말 90달러 선까지 떨어졌다. 이후 몇 년간 100달러대에서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다. 이 항로 운임이 200달러를 넘어선 건 2018년 5월 이후 2년 반이다.
한국발 운임은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부산-상하이 간 수출 운임은 1달러다. 원양선사들의 경우 50달러를 신고한 곳도 있지만 대신 부대운임을 받지 않아 전체적인 요율은 비슷한 편이다. HMM과 독일 하파크로이트가 수출항로에서 50달러 운임을 제시했다.
국적선사들이 올해 수출항로에 퍼져 있는 마이너스운임을 모두 없앤다는 계획을 세웠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마이너스운임이란 기본운임을 받지 않으면서 터미널조작료(THC) 같은 비용항목으로 들어가는 부대운임까지 할인해주는 요율을 의미한다.
선사 관계자는 “해수부에서 현물운임이건 계약운임이건 마이너스요율을 원천불허하고 있어 선사들도 새해부터 부대운임 할인 등의 비정상적인 거래를 안 하기로 했다”며 “시장 안정화를 위해 마이너스운임이 시장에서 퇴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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