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항로 운임이 새해부터 8000달러선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만 선복 부족 현상은 지난달보다 더욱 가중돼 선사 대부분은 예약(부킹)이 조기 마감됐다. 설상가상으로 기존에 정체된 물량과 설 연휴를 대비한 특수 물량까지 맞물려 선복 적체 현상이 심화되는 양상을 나타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장운임과 실제운임의 간극도 상당히 컸다. 멕시코를 포함한 중남미 서안 한국발 시장운임은 3000달러대 중후반을 형성했다. 다만 실제 선적이 가능한 운임은 현실적으로 프리미엄을 덧붙여 8000달러 선에 이른다고 대부분의 선사가 전했다.
중남미 동안의 시장운임은 5500달러 수준을 나타냈다. 해운항만물류정보시스템(PORT-MIS)에 따르면 에버그린 코스코 MSC 등 주요 선사들의 산투스행 평균 운임은 8000달러 수준을 웃돌았다. 세부 지역에 따라 9000달러까지 운임을 공표한 선사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 이 또한 선복이 아예 없어 화물을 싣을 수 없는 선사들이 허다했다.
중국-중남미 동안 운임도 가파른 상승세다. 중국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상하이발 브라질 산투스 운임은 8일 기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8631달러로 전월 대비 1500달러 이상 인상됐다.
한 선사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 여파로 해상 오퍼레이션 자체가 정상적이지 못하다 보니, 컨테이너 한 대를 처리하는 속도도 현저히 느려졌다”며 “설 연휴 특수 물량까지 겹쳐 선박 적체 현상이 악화됐다”고 말했다. 매해 초 이뤄지는 장기 운임 계약은 코로나 장기화에 작년보다 2배 가까이 인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물동량에 비해 부족한 컨테이너선도 문제가 되고 있다. 선사들은 지난해 3·4분기 물동량 상승세에도 코로나 불확실성에 추가 선대 투입이나 서비스 개편 등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대신 선복을 조절하고 운임을 인상시켜 적정 수준의 이윤을 창출하겠다는 전략을 펼쳤다.
다만 물동량 강세가 3개월 이상 이어지면서 이같은 해운시장이 수출기업 입장에선 악재로 작용했다. 몇몇 포워더(국제물류주선업체)들은 최근 들어 컨테이너 품귀 현상이 발생하면서 선사 측에서 요구하는 각종 추가비용이 늘어나 비용 부담이 커졌다고 주장했다.
한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21년 브라질 경제 성장률을 2.6%로 내다봤다. 기존 전망치인 3.6%보다 하향 조정했다. 브라질 정부부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94% 수준이고 11월 실업률은 14.2%를 기록하는 등 코로나19로 인한 악영향이 지속된다는 분석이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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