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한 해 아프리카항로는 상반기 부진한 모습으로 시작했지만 하반기 반등에 성공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아프리카 항로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2월초부터 공장 가동률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물동량이 줄어들었다.
아프리카 동·서안은 레진과 중고의류, 남안은 전자제품 자동차 등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품목들이 일제히 감소세를 나타냈다. 1분기 아프리카항로 취항 선사들은 선복을 30% 이상 줄이는 등 대규모 감축을 실시하며 운항 채산을 맞추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동·서안은 3월부터 조금씩 회복세를 보인 반면 남안의 경우 남아공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록다운(이동제한)을 실시해 더반항 등이 봉쇄되면서 더욱 침체를 겪었다. 이 기간 화물적재율(소석률)은 동안 65%, 서안 75%를 기록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선방했지만, 남안은 40~50%로 부진했다.
2분기에도 남안의 극심한 부진이 계속되면서 취항 선사들은 전체 선복의 1/3에 달하는 대규모 서비스 감축을 실시했다. 남아공 정부가 록다운 레벨을 점점 완화하면서 항만 기항이 가능해진 3분기 이후부터 시황이 개선됐다. 8월 이후 남아공 항만은 적체된 물량을 처리하는데 역부족한 모습을 보이면서 체선 현상이 발생했다.
3분기 이후 우리나라보다 운임이 높은 중국에 선복이 많이 할당되면서 선복난과 컨테이너 장비의 부족 현상이 나타났다. 또 9월부터 11월 초순까지 아프리카 다수 국가들이 수입 중고차의 연식 강화에 나서면서 중고차 수출 물량이 높은 증가세를 보이기도 했다.
이같이 시황의 움직임에 따라 수출 운임은 큰 폭으로 인상됐다. 12월초 기준 동아프리카 몸바사행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평균 2000달러로 올해 1월보다 750달러 가량 올랐다. 서안 아파파(나이지리아 라고스)행은 4800달러로 연초 대비 약 108% 상승했다. 남아프리카 운임은 더반행 1800달러, 케이프타운행 2100달러 수준으로 올 1월과 비교해 2배 이상 올랐다. 상하이해운거래소(SSE)가 발표한 12월11일자 라고스행 운임은 5001달러, 더반행은 2289달러로 집계됐다.
12월에는 선적이월(롤오버)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선복은 여전히 빠듯한 모습이다. 한 선사측은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물동량은 소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선복난은 계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하역 장비의 노후화와 정비 지연으로 인한 아프리카 항만의 고질적인 체선 현상은 조금씩 해소되고 있다. 12월 중순 기준으로 아파파항을 제외한 나머지 항만에서는 큰 혼잡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 한상권 기자 skhan@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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