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항로는 올해 전 세계를 뒤집어 놓았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 나름 적절히 대처하고 있다. 올해 초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해운업 시황이 어두웠지만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호주항로가 본격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나아가 선사들은 하반기 막바지에 들어선 전례없는 운임 고공행진에 더할나위 없는 호황을 누렸다.
올 1분기 코로나19 발발 직전인 1월엔 국제해사기구(IMO) 황산화물 규제에 대응해 저유황유 할증료(LSS)가 처음으로 본격 도입되면서 운임도 급등하는 추세를 띠었다. 2~3월엔 물량이 계속 줄어들면서 운임 수준도 전년 동월과 비교해 저조했다.
다만 중국 춘절 이후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수요 부진에 따른 약세 시황이 한동안 계속됐다. 중국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2월20일자 상하이발 호주 맬버른항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753달러를 기록했다. 700달러선까지 내려간 건 작년 12월 이후 3개월만이다.
2분기에 접어들면서 기대와는 다르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해운업계의 시황에 악영향을 끼쳤다. 물류 공급망은 완전히 붕괴됐고 국가별 운항선박과 수출입 품목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선박 적체 현상은 빈번히 발생했다. 유류 사용량이 줄어들면서 저유가 흐름이 이어지자 선사들 대부분은 당분간 저유황유할증료 시행을 중단했다.
다만 호주항로 취항선사들은 2분기 일찌감치 선복량을 조절하며 운임 방어에는 성공했다. 4월엔 중국-호주 노선 월평균 운임이 900달러선을 돌파하더니, 나아가 2분기 막바지엔 1000달러대를 넘어섰다. 선사들의 남중국발 서비스가 일시적으로 중단되면서 물량이 몰린 게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3분기까지도 코로나 확산세는 쉽게 사그러지지 않았지만 호주항로는 안정적인 물량에 힘입어 여전히 운임 강세를 띠었다. 7월 상하이발 호주 멜버른행 평균 운임은 전월 대비 78달러 증가한 1086달러를 달성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8개월 만에 최고치다.
3분기 내내 늘어나는 물량에도 선사들은 선대 증편 또는 서비스 확대 등의 추가 방안을 고려하진 않았다. 선사들은 공급조절을 통해 운임을 방어하고 필요에 따라 프리미엄세를 추가 부과하는 방안으로 현 사태를 대처했다.
설상가상으로 호주 패트릭 DP월드 등 항만터미널 내 쟁의행위가 발생하면서 선박 적체 현상이 악화됐고 태풍 등 이상기후까지 겹쳐 선복난 문제가 심각한 상태였다. 특히 호주 패트릭 항만부두를 기항하는 선사들은 20~21일이 소요되면서 운항 스케줄에 문제가 생겼다. DP월드의 경우 2~3일 이상 지체된 것으로 파악됐다.
4분기에도 물동량 강세는 여전했고 운임은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특히 10월부턴 12월 현재까지 전례 없는 운임 최대치를 경신했다. 한국발 운임을 포함한 중국-호주항로 노선 운임은 10월 1700달러, 11월 2000달러, 12월 2100달러를 넘어섰다. 특히 중국 국경절 이후에도 중국발 물량이 넘쳐나면서 물량 밀어내기 효과는 예외적으로 미약했다.
4분기 막바지에 들어서 몇몇 선사들이 서비스 개편 또는 추가 선복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독일 함부르크수드는 추가 선복을 투입하기로 했고, 이스라엘 짐라인은 신규 서비스를 개설하기도 했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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