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중남미항로는 코로나19 변수에 ‘롤러코스터’ 시황을 연출했다. 올 상반기엔 글로벌 경제 침체에 따른 유류 사용량이 감소하면서 저유가 현상이 이어졌다. 다만 해운업계는 선복 조절, 운임 인상 등 갖가지 대안책을 통해 코로나 면역력을 갖추기 시작하면서 하반기에 들어선 유례 없는 호황을 누렸다.
중남미항로는 1분기 초에는 우리나라와 중국의 설 연휴를 대비한 물량 밀어내기 현상이 발생하면서 운임 강세를 띠었다. 중국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상하이발 브라질 산투스행 평균운임은 2000달러선을 유지했다. 한편 저유황유 공급난이 이어지면서 저유황유할증료(LSS) 가격은 요율에 따라 계속 인상됐다.
올 1분기 중순부터 코로나19 사태가 중국을 기점으로 본격 발발하기 시작하면서 극심한 수요부진이 이어졌다. 설상가상으로 중국 춘절 등 장기 연휴 시기와 코로나19 사태가 맞물리면서 상하이-산투스 평균 운임도 8개월 만에 하락세를 띠었다.
2분기에 들어서면서 4월 중남미항로의 상하이-산투스 평균운임은 995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과 비교해 431달러 하락하며 올해 들어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특히 브라질 멕시코 공장 대부분이 생산을 중단하면서 자동차부품 전자제품 등 국내 주요 수출 화물 피해가 심각했다. 또한 주요 선사들은 결국 유류 사용량 감소에 따른 유가폭락으로 LSS를 부과하지 않기 시작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의 경우 4월21일 기준 마이너스 요율인 -37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3분기 초까지 중남미항로를 취항하는 주요 선사들은 최악의 물동량 부진에 신음했다. 올해 들어 최저 운임을 기록했던 6월보다 약 350달러 더 떨어지며 7월 운임은 500달러 선에 머물렀다. 지난 2016년 3월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다만 8월부터 중국발 물량이 대거 풀린 탓에 운임이 급등하기 시작했다. 선사들은 갑작스러운 물량 증대에 되레 공급난을 겪게 되면서 선적이월(롤오버)을 빈번히 시행했다. 그러나 코로나19 불확실성에 서비스 확대나 선대 추가 증편을 무리하게 계획하지 않고 지속적인 공급조절로 운임을 인상하며 대응했다.
4분기에는 블랙프라이데이 핼러윈데이 크리스마스 등 연말 특수를 맞아 동서안 물량 강세에 이어 운임까지 모두 호조세가 이어졌다. 8월부터 고공행진 중이던 중남미항로 운임은 10월 들어서 잠깐 주춤하더니 11월과 12월 다시 증가세를 띠었다.
특히 11월 운임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중남미항로 동서안 운임이 다시 4000달러선을 돌파했고 12월엔 결국 5000달러대를 넘어섰다. 12월11일자 상하이-산투스 운임은 TEU당 20피트 기준 5876달러를 찍으며 마의 6000달러선 진입을 목전에 뒀다.
한 선사 관계자는 “12월에도 물동량이 많아 선복 스케줄이 빠듯하게 운영되고 있다”며 “이 같은 물동량·운임 상승세는 적어도 내년 중국 춘절 전까지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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