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호주항로 노선 운임이 처음으로 2000달러 선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어느덧 9개월째 운임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계속되는 해운호황에 호주항로 취항 선사들의 얼굴엔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다만 컨테이너 부족 현상과 더불어 시드니 등 호주 항만 내 선박 적체 현상에 따른 운송 지연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특히 추가 물량에 대해선 한국발 물량보다 비싼 중국발 물량이 우선 선적된 탓에 무역에 종사하는 국내 수출입 업계는 울상이다.
중국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11월 상하이발 호주 멜버른행 평균 운임은 전월 대비 505달러 인상된 20피트 컨테이너(TEU)당 224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과 비교해봐도 449달러 인상된 수준이다. 사실상 호주항로는 월평균 운임이 1300달러만 넘어서도 높은 수준으로 여겨져 왔다. 지난 10년 간 호주항로에서 가장 높았던 평균 운임은 1500달러대로 2010년 1월에 집계된 1570달러였다.
안정적인 중국발 물량을 배경으로 한국 시장은 운임 수준이 상상을 초월했다. 주요 선사들의 부산발 호주 멜버른행 운임은 20피트 기준 약 3000~3500달러를 기록했다. 일부 선사들의 40피트 컨테이너 운임은 주단위로 1000달러씩 상승하기도 했다. 10월 셋째주 4000달러, 넷째주 5000달러에 이어 이달 들어 6000달러까지 나타냈다.
물량에 비해 선복이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보니 선적 이월은 속출했다. 설상가상으로 시드니항을 포함한 호주 주요 항만에서 쟁의행위가 끊이지 않자 선박 적체 현상까지 빈번해지는 모습이다. 최근엔 시드니항에서 처리해야 할 물량들을 맬버른항에 하역 후 트럭킹을 이용해 운송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이스라엘 짐라인을 포함한 일부 선사에서 서비스 개편 또는 추가 선복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독일 함부르크수드는 한국과 중국에서 추가 선복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짐라인은 오는 12월 4일부터 새로운 중국-호주 서비스 노선인 ‘C2A’를 개시한다. 이 서비스 노선은 옌톈에서 시드니까지 환적 기간이 11일 소요되며 1만5000TEU급 선박들을 배선할 계획이다. 앞으로 C2A는 램차방-호치민-난사-옌톈-시드니-멜버른-브리즈번-램차방 순으로 진행된다.
한편 코로나 책임론을 둘러싼 중국-호주 간 외교 마찰이 악화되면서 무역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최근 중국 측은 공개적인 석상에서 호주 측의 반중 사례 14가지를 적시한 문건을 전달하며 “호주산 제품에 대해 부과한 중국 측의 고율 관세 문제에 대해 아직 호주 측과 대화할 준비가 안돼 있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또한 홍콩 외신보도에 따르면 상하이 세관당국은 기존의 호주산 쇠고기, 와인, 목재, 석탄 등 호주산 품목에 대한 수입금지 또는 고율 관세 부과 외에도 모든 호주산 과일과 해산물에 대해 전수 검사를 실시할 방침이라고 구두통보한 바 있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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