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항로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북미와 마찬가지로 인력 문제가 대두되면서 항만 혼잡이 표면화됐다. 항만 적체는 사우샘프턴에서 시작해 펠릭스토 등 영국 전 항만으로 확대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선사들은 영국 항만 기항을 잇따라 취소했다. 프랑스 CMA CGM의 2만3000TEU급 선박은 지난 4일 사우샘프턴에 첫 입항했다가 적체가 심하자 화물을 내리지 않고 곧바로 떠났다. 대만 에버그린도 적체를 이유로 2만TEU급 컨테이너선의 펠릭스토 기항을 취소했다.
코로나19로 항만 노동자가 줄면서 컨테이너 반출입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선사들은 할증료 부과에 나섰다. CMA CGM은 이달 1일부터 사우샘프턴행 컨테이너 화물을 대상으로 20피트 컨테이너(TEU)당 150달러의 항만혼잡할증료(PCS)를 도입했다. 스위스 MSC도 이달 16일부터 수송되는 영국 컨테이너 화물에 TEU당 175달러의 PCS를 부과 중이다. 하파크로이트는 영국 모든 터미널의 정박 계획과 컨테이너 야드의 혼잡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연말 특수를 겨냥한 화물 때문에 웃돈을 내면서까지 선복 수배에 안간힘을 쏟은 화주들이 상당했다. 선사 관계자는 “모든 유럽 노선에서 선복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며 “특히 영국의 항만 혼잡이 매우 심각해 할증료를 부과하게 됐다”고 말했다.
물동량은 중화권발 회복세에 힘입어 2개월 연속 플러스 성장을 거뒀다. 컨테이너트레이드스터티스틱스에 따르면 8월 아시아 16개국에서 유럽 54개국으로 수송된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동월 대비 1.6% 증가한 147만6200TEU로 집계됐다. 출발지별로 보면, 중화권발 화물이 4.3% 증가한 112만5200TEU, 동북아시아발이 13.1% 감소한 14만2600TEU, 동남아시아발이 0.5% 감소한 20만8400TEU로 각각 집계됐다. 1~8월 누계 화물은 10.3% 감소한 1011만1200TEU였다.
유럽항로의 시황 상승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해운분석기관인 시인텔리전스는 중국 춘절인 내년 2월까지 시황 상승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점쳤다. 시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올해 4분기 유럽항로 선복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 늘어날 전망이다. 선복량 증가에도 운임이 상승하는 이유는 수요가 받쳐주고 있기 때문이다.
시황 상승이 지속되고 있는 북미에 이어 유럽항로에서도 4분기 운임 상승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선사 관계자는 “10월 첫째 주 중국 국경절로부터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운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건 물동량 수요가 지속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운임은 전달과 비교해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최근 코로나19로 예비 재고 확보 수요가 증가해 단기적으로 운임 급락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11월20일자 상하이발 북유럽행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1644달러를 기록, 전월 1084달러와 비교해 52% 상승했다. 북유럽행 운임이 1600달러를 넘어선 건 2014년 1월 이후 처음이다.
상하이발 지중해행 운임은 전달 1239달러에서 45% 상승한 1797달러로 집계됐다. 선사 관계자는 “선복과 컨테이너 장비 부족현상이 미주에서 유럽 동남아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중국에 선복이 우선 배정되면서 화물을 선적하지 못하는 국내 화주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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