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선주들이 신조선을 잇따라 연기하며 우리나라 선박 수출액도 덩달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0월 선박 수출액은 약 14억4900만달러(약 1조6400억원)로 전년 동월 18억5700만달러 대비 22% 후퇴했다.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냈으며 감소폭이 전달(-3%) 대비 크게 확대됐다.
산업부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신조선 인도 연기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업부 관계자는 “우리의 주력 선종인 LNG선 컨테이너선 등의 수출 통관이 지속적으로 호조세를 보이고 있으나 글로벌 경기 하강에 따른 일부 선주사의 물량 인도 연기 영향으로 전체 선박 수출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전체 수출액 2개월 연속 400억弗 웃돌아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은 한 달 만에 감소했지만 2개월 연속 400억달러를 웃돌았다. 지난달 수출은 약 449억7800만달러(약 51조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감소했다. 추석 연휴로 조업일수가 2일 부족해 총 수출은 감소했으나, 일평균 수출은 5.6% 증가한 21억4000만달러를 냈다. 무역수지는 59억8000만달러로 6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1년 만에 두 달 연속 50억달러를 상회했으며, 9~10월 흑자 규모는 올해 1~2위에 해당한다.
15대 주요 품목 중 7개에서 실적개선이 이뤄진 게 수출액 증가로 이어졌다. 반도체·자동차 등 6개 품목은 지난달에 이어 증가세를 보였으며, 디스플레이는 2018년 8월 이후 26개월 만에 첫 증가로 전환했다. 특히 반도체는 4개월 연속 증가 및 3개월 연속 80억달러를 돌파했으며, 일평균 수출액은 금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동차도 2017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40억달러를 넘어섰으며, 일평균은 70개월 만에 최대 규모의 실적을 냈다.
10월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대비 10.4% 증가한 86억8000만달러를 달성, 4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대형 데이터센터기업들의 예상보다 빠른 서버 투자 재개와 중국 내 내수시장 점유율 확대 경쟁과 미국 기업의 신규폰 모델 출시 확대에 따른 수요 증가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자동차는 우리 기업의 주력 수출품목인 SUV와 친환경차의 단가 상승, 소형 SUV 신차 판매 호조 등에 힘입어 5.8% 증가한 40억2000만달러를 냈다. 디스플레이는 모바일용 OLED 수출과 미국 A기업의 신규 스마트폰 출시에 따른 부품 수출 등의 호조로 5.2% 증가한 18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 밖에 컴퓨터와 가전도 실적 개선을 이뤄냈으며, 바이오헬스 화장품 농수산식품 이차전지 등 7개 신수출성장동력의 모든 품목도 실적개선 대열에 합류하며 수출액 증가에 힘을 보탰다.
반면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은 저유가 영향으로 각각 22개월 23개월 연속 부진이 지속됐으며, 철강 일반기계 차부품 섬유 무선통신도 감소세를 보였다. 철강은 건설 기계 등 수요 침체 장기화에 따른 봉형강류와 에너지용 강관류 등의 수요 부진이 지속되면서 6.8% 후퇴한 22억7000만달러로 집계됐으며, 일반기계는 일본 내 제조업의 지속적인 둔화 현상에 따른 수주 감소로 10.6% 뒷걸음질 친 39억1000만달러에 그쳤다. 이 밖에 석유제품 석유화학은 수요 감소에 의한 가동률 축소와 저유가에 따른 수출 단가 부진에 전년 대비 각각 50.1% 14.2% 급감한 16억5000만달러 29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대(對) 미국, 유럽연합(EU) 수출은 2개월 연속 증가한 반면, 對 중국 수출은 10월 초 연휴 영향으로 감소했다. 수출액은 對 중국이 반도체 일반기계 석유제품 디스플레이의 부진으로 감소세를 보이며 전년 대비 5.7% 줄어든 115억4000만달러에 그친 반면, 對 미국이 반도체 가전 등이 개선되며 3.3% 증가한 65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아세안(동남아시아)은 5.8% 감소한 75억8000만달러를, 인도는 6.1% 감소한 10억8000만달러로 나타났다. 반면 EU는 9.5% 증가한 47억1000만달러로 대조를 보였다.
10월 전체 수입액은 전년 대비 5.8% 감소한 390억달러(약 44조2300억원)를 기록했다. 자본재 수입은 9개월 연속 증가했지만 원유·LNG 등 에너지 수입 감소세가 지속되며 1차산품·중간재 수입은 감소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성윤모 장관은 “우리 수출은 지난 달 7개월 만에 처음으로 증가로 전환한 이후, 이번 달은 일평균 수출이 9개월 만에 증가하면서 최근 회복세를 이어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성 장관은 “특히 코로나19 이후 좀처럼 살아나지 않던 일평균 수출액이 지난달 20억달러를 넘긴데 이어 이번 달은 1년여 만에 21억달러를 초과하는 실적을 거둔 것은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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