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글로벌 경기 하강으로 선주들의 인도 연기 요청이 잇따르면서 우리나라의 9월 선박 수출액이 감소세를 나타냈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9월 선박 수출액은 약 17억4900만달러(약 2조원)로 전년 동월 18억400만달러 대비 3% 후퇴했다.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냈지만 감소폭이 전달(-34.8%)보다는 크게 줄었다.
산업부는 코로나19 이후 선박 수출액이 증가와 감소를 반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업부 관계자는 “업종 특성상 선박 수출은 인도 일정에 따라 월별 변동성이 매우 크다”며 “글로벌 경기 하강에 따른 선주사의 인도 연기 요청 및 시운전 중 결함 발생 등의 영향으로 감소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에도 총수출액 7개월만에 플러스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은 코로나19 장기화 여파에도 7개월 만에 플러스 성장을 거뒀다. 9월 수출액은 전년 대비 7.7% 증가한 480억5000만달러(약 55조7200억원)를 달성했다. 코로나19 여파와 미중 무역분쟁, 저유가 등으로 4월 -25.6%까지 하락했던 수출은 이후 회복세를 꾸준히 이어가며 7개월 만에 플러스 전환에 성공했다.
9월 증감률 7.7%는 2018년 10월 이후 2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실적이다. 과거 장기 부진을 겪었던 시기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단기간에 증가세로 전환했다는 게 산업부의 설명이다. 특히 조업일 영향을 배제한 일평균 수출액은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20억달러를 상회하며 지난해 9월 이후 최고 실적을 거뒀다.
무역수지 흑자 규모도 2년 만에 최대치를 달성했다. 9월 무역수지는 88억8000만달러(약 10조3000억원)로 2018년 9월 96억2000만달러 이후 최대 실적을 냈으며, 5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두 자릿수 대 감소율을 지속했던 수입이 9월 처음으로 증가됐음에도 수출 호조로 최대 흑자를 달성했다.
주요 품목의 수출액 증가는 전체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일반기계 자동차 차부품 철강 컴퓨터 바이오헬스 이차전지 섬유 가전 등 코로나19 이후 최다인 10개에서 수출액 증가가 이뤄졌다. 특히 우리 수출의 1~3위 품목인 반도체 일반기계 자동차가 모두 증가를 기록한 동시에, 각 품목들도 유의미한 성과를 달성했다.
9월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대비 11.8% 증가한 95억달러를 달성, 올해 처음으로 90억달러대를 돌파했다. 일반기계는 0.8% 증가한 41억7000만달러로 7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으며, 자동차는 23.2% 폭증한 37억9000만달러를 기록, 올해 처음으로 두 자릿수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 밖에 가전·이차전지는 증감률로 올해 최고 실적을 달성했으며, 컴퓨터·바이오헬스는 1년 넘게 호조세를 지속했다.
지역별로는 23개월 만에 중국 미국 유럽연합(EU) 아세안(동남아시아) 등 4대 시장이 모두 증가세를 기록했다. 수출액은 대(對) 중국이 반도체 일반기계 컴퓨터 철강 등이 호조세를 보이며 전년 대비 8.2% 증가한 123억달러를, 대(對) 미국이 자동차 반도체 컴퓨터 가전 등이 개선되며 23.2% 폭증한 70억1000만달러로 각각 집계됐다.
아세안은 주요 거시경제지표가 소폭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며 4.3% 증가한 82억5000만달러를, EU는 자동차 차부품 섬유 무선통신기기 등의 호조세로 15.4% 증가한 50억8000만달러로 나타났다. 반면 대(對) 일본은 철강 일반기계 석유제품 차부품 등의 부진으로 6% 후퇴한 21억7000만달러로 대조를 보였다.
9월 수입은 전년 대비 1.1% 증가한 391억7000만달러(약 45조4500억원)를 기록했다. 에너지 가격 회복세로 원유와 액화천연가스 등 에너지 수입 감소폭이 크게 축소된 반면, 반도체 제조용장비 등 자본재 수입은 8개월 연속 증가하며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를 기록했다.
산업부 성윤모 장관은 “지난 1월 이후 처음으로 총수출액 400억달러대와 일평균 수출액 20억달러대에 동시 복귀하면서 수출 규모면에서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세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정부는 금년에만 5번에 걸쳐 발표한 수출활력대책이 현장에서 차질 없이 작동하고 있는 지 꼼꼼히 점검해 나가고 있으며, 특히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를 중심으로 온라인·비대면 마케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조만간 ‘수출 디지털 전환대책’을 마련, 수출 전과정과 수출 지원 방식을 대대적으로 비대면·온라인 방식으로 전환하고 코트라를 범부처 및 우리 기업들의 명실상부한 핵심 수출 기반으로 혁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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