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옛 현대상선)이 올해 인도받은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2만4000TEU급 12척이 모두 만선(滿船) 출항했다.
HMM은 지난달 30일 < HMM상트페테르부르크 >호(
사진)가 1만9529TEU를 선적하고 유럽으로 출항하게 되면서 올해 인도받은 세계 최대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 모두 만선 출항하는 쾌거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특히 1호선 < HMM알헤시라스 >호와 2호선 < HMM오슬로 >호, 3호선 < HMM코펜하겐 >호는 유럽에서 복귀 후 재출항한 두 번째 항차에서도 만선으로 출항해 유례없는 15항차 연속 만선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 4월 말부터 약 5개월 동안 연속 만선을 기록한 15번의 운항에 선적된 화물량은 약 30만TEU로, 톤수로 환산하면 약 300만t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으로 수출된 연간 물동량 1170만t의 약 25%에 이르는 규모다. 또 30만TEU의 컨테이너박스를 일렬로 나열하면 약 1800km로 우리나라 제주에서 홍콩까지의 직선거리를 연결한 1732km를 넘는 수치다.
HMM은 코로나19로 물동량이 감소하는 등 어려운 상황에서도 올해 상반기 136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21분기 만에 흑자전환을 달성한 바 있다. 2분기부터 투입된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이 전 항차 만선을 기록하면서 하반기 실적은 더욱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HMM 배재훈 사장은 “그간 우리 정부가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통해 경영위기에 처한 HMM을 적극 지원해준 덕분에 다시 일어서는 모습을 보일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어떠한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이겨낼 수 있는 견실한 경쟁력을 갖춘 대한민국 대표 해운기업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HMM은 스마트선박으로 만들어진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이 최적의 상태로 운항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관리하기 위해 지난달 23일 선박종합상황실을 오픈했다. 이 상황실에서는 내년에 인도받게 될 1만6000TEU급 8척까지 총 20척의 초대형선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최적 경로 및 운항 속도 안내 등을 통해 선박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효율성을 높이고, 안전운항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2만4000TEU급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기항지에서도 큰 관심을 받았다.
< HMM알헤시라스 >호는 올해 4월 명명식을 마친 직후 중국 칭다오를 시작으로 극동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89일간의 항해를 시작했다. 첫 기항지인 중국 칭다오에서는 선박의 왕이라는 뜻의 ‘선왕(船王)’이라는 별칭을 얻으며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유럽에서도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을 직접 보기 위해 시민들이 해변 및 항만 근교에 모여들었다.
초대형 선박에 실린 화물도 다양하다. HMM 화물 기준으로 한국에서는 주로 플라스틱, 소형가전, 화학제품, 신발, 금속, 섬유 등의 제품들이 유럽으로 수출된다. 또한 중국에서는 기계, 가구, 조명, 완구류, 운동기구, 목재 등의 제품들이 유럽으로 향하고 있다. 수입되는 품목들도 다양하다. 유럽에서 아시아로 수입되는 주요 품목들은 목재, 기계, 냉동 소고기, 종이, 탈지분유, 맥주, 주방용품, 냉동 어류, 사료, 와인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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