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항로가 견실한 물동량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의 레진 수요가 항로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황해정기선사협의회에 따르면 8월 한중 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27만8300TEU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달의 25만4700TEU에 견줘 9.3% 성장했다. 이 중 수출물동량은 7.2% 증가한 9만7800TEU, 수입물동량은 6.4% 늘어난 15만700TEU였다. 원양선사가 고객인 피더화물은 36.8% 늘어난 2만9800TEU로 집계됐다. 이로써 한중항로는 지난 3월 이후 6개월 연속 플러스 성장을 거뒀다.
이 항로의 선전은 수출화물의 호조가 배경이다. 수출 물동량은 5월부터 7월까지 두 자릿수 증가율을 유지하며 3개월 연속 10만TEU를 돌파했다. 8월엔 비록 두 자릿수 증가율과 10만TEU 달성에 실패했지만 여전히 강한 모습을 유지했다.
수출화물이 강세를 띠기 시작하면서 4월까지 마이너스 성장 혹은 0%대 플러스 성장을 보이던 한중항로 전체 물동량은 탄탄한 증가율을 보여줬다. 5월 5%로 깜짝 성장한 뒤 6월 이후 9%를 오르내리는 강한 상승 탄력을 유지하고 있다. 피더화물도 네 달째 두 자릿수 성장을 유지하며 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중국 항구별로 보면, 상하이와 닝보가 각각 11% 29% 늘어난 7만5200TEU 2만7200TEU를 기록하며, 강세를 보였다. 이 밖에 톈진(신강)이 9% 늘어난 4만900TEU, 칭다오가 2% 늘어난 4만TEU, 다롄이 4% 늘어난 1만7100TEU로 각각 집계됐다.
합성수지(레진) 수출 강세는 8월에도 이어졌다. 관세청에 따르면 8월 한 달간 우리나라에서 중국으로 수출된 석유화학제품은 58만2100t으로, 지난해 같은 달의 57만6300t에 견줘 1% 늘어났다. 이 중 합성수지는 48만1100t으로 18%의 성장률을 보였다. 선사들은 레진 수출 호조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A선사 영업담당자는 “광양에서 나가는 레진 화물이 많이 늘어났다”며 “중국 2차 가공품 수요가 늘면서 원부자재인 레진이 함께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8월 물동량은 전달인 7월의 29만3700TEU에 비해선 5% 감소했다. 환적을 제외하고 수출 수입 모두 후진 행보를 보였다. 휴가철 공장 가동 중단과 태풍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바비 마이삭 등이 8월 우리나라를 지나간 태풍이다. 선사 관계자는 “휴가와 기상악화로 7월보다 물동량이 줄었지만 지난해에 비해선 상승세를 띠었다”며 “기상 악화로 지연 운항을 하다 보니 몇 차례 항차를 생략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운임은 수입에선 상승한 반면 수출에선 바닥세를 면치 못했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18일 현재 상하이발 부산행 수입항로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 123달러로, 한 달 전의 118달러보다 소폭 인상되며 6월 말 7월 초 수준을 회복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부산-상하이 수출 운임은 1달러 수준이다. 기본운임과 별도로 저유황유할증료(LSS) 40달러, 터미널조작료(THC) 100달러 등이 부과된다.
선사 관계자는 “수출 물량이 늘어난다고 하지만 공급에 비해선 여전히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 운임도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선사들은 공컨테이너를 재배치하는 비용이라도 보전하기 위해서 낮은 요율로 화물을 싣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제품가액이 낮은 화물이 주로 나가기 때문에 컨테이너가 현지 항만에서 묶이거나 화주들이 반납을 하지 않아 선사들이 손실을 보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한편 서비스 변화 소식으로, SM상선은 팬오션 선복을 빌려 상하이·닝보 직항노선인 신부산·상하이서비스(NBS) 서비스에 참여했다. 이 항로엔 845TEU급 컨테이너선 <스카이빅토리아>호가 매주 한 차례 우리나라와 중국을 연결한다. 기항지는 부산(토)-광양(일)-상하이(화)-닝보(수)-부산 순이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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