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포틀랜드는 오리건 주 북서쪽 윌래멋강과 컬럼비아강의 합류지점에 위치한 최대 도시다. 두 강의 하곡에서 풍부하게 산출되는 목재·농산물의 교역 집산지로 발전해 오늘날 오리건주의 경제·교통의 전략적 요충지로 성장했다. 기후환경은 온난하고 경승지가 많아 주거환경이 발달했다. 장미 재배에도 적합해 ‘장미의 도시(City of Roses)’로 불린다.
포틀랜드항은 미국 북서안 지역에 위치한 중소형 항만이자 오리건주의 최대 항만이다. 이 항만은 컨테이너 외에도 항공화물 특수화물 곡물 자동차 등 다양한 물량을 취급하는 복합물류지구다. 미국산 밀의 약 3분의 1이 오리건주 포틀랜드항을 통해 전 세계로 수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심이 14m에 불과해 5000TEU급 이상 선박은 수용 못하지만 다양한 물류교통망과 우수한 하역서비스를 제공하는 장점을 갖고 있다. 특히 미국의 대형 철도운송사인 BNSF와 UPRR이 부두 내 내륙철송 서비스를 제공해 ‘틈새항만(Niche Port)’으로서 다른 미국 서부 항만들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포틀랜드항은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온독 철도수송 시스템을 도입한 항구다. 이 항만의 복합수송망은 각 전용터미널과 연결돼 비용 대비 효율성이 높다. 특히 철도수송시스템을 이용해 미국 동부로 화물을 보낼 때 롱비치항이나 시애틀항에 비해 운송기간이 2~3일 짧다는 이점이 있다. 포틀랜드항은 철도망이 부두까지 연결돼 있어 별도의 트럭킹이 필요 없어 다른 미 서부 항만들에 비해 비용절감 효과가 탁월하다.
포틀랜드항은 목재 수송 항구로 출발했다. 포틀랜드가 오리건 삼림지대에서 벌목한 목재 중심 산업이 번성한 게 주된 요인이 됐다. 해를 거듭할수록 미국 시장에서 목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줄면서 많은 서해안 목재 항구들이 몰락했지만 포틀랜드항은 국내 선사였던 한진해운이 거점항구로 사용한 덕에 오히려 2010년대까지 항구로서의 기능이 커졌다. 전체 항만물동량의 80~90%를 차지하던 한진해운이 5년 전 기항을 중단하면서 포틀랜드항도 몇 차례 위기를 맞기도 했다.
포틀랜드항의 대표적인 다목적부두 ‘6터미널’
포틀랜드항에는 현재 T2 T4 T5 T6 등 총 4개의 터미널을 보유하고 있다. 그중 1974년 개장된 T6은 포틀랜드항을 대표하는 컨테이너 터미널이다. 면적이 4개 부두 중 가장 큰 169만6000㎡에 이른다. 6터미널 부지에는 컨테이너야드(CY), 완성차 장치장, 일본 혼다차 수입기지, 온독 인터모덜이 속해 있다. CY는 안벽길이 869m이며 603 604 605 등 3선석으로 구성돼 있다. 대지 면적의 경우 컨테이너야드가 50만6000㎡, 온독 인터모덜(부두내 철도운송)용은 21만㎡(8트랙)에 이른다.
하역장비는 2018년 기준 갠트리크레인 7기 RMGC(레일형크레인) 4기, 리퍼(냉동냉장) 컨테이너 620개를 장치할 수 있는 시설이 구비돼 있다. 6터미널에는 9개의 안벽크레인이 있다. 4개의 크레인은 파나막스급 이상의 선박을 다룰 수 있고 5개의 크레인은 파나막스급 선박의 화물을 취급할 수 있다. 6터미널 인근에는 물류창고로 활용할 수 있는 부지가 넓게 조성돼 있다. 관세창고, 유통단지들도 항만 인근에 위치해 있어 미 서부의 다른 항만에 비해 화물취급비용이 저렴하다.
이외에도 T2 T4 T5 등 기타 터미널은 규모와 화물 특성에 따라 역할이 구분된다. 2터미널은 약 21만4500㎡ 규모로 주로 중량물(브레이크벌크)을 다루며 약 106만㎡ 규모인 4터미널에서는 미네랄 벌크, 자동차, 액체벌크 등의 화물을 처리한다. 5터미널은 규모가 약 64만3000㎡에 이른다. 곡물, 미네랄 벌크 등의 화물을 담당하며 창고보관·제조 업무도 다뤄지고 있다.
위기를 발판 삼아 다시 도약 중인 포틀랜드항
포틀랜드항은 지난 10년간 노사분쟁, 한진사태 등 몇몇 문제로 위기를 맞았다. 지난 2013년 터미널6의 부두운영사 ICTSI와 항만노조 ILWU 간 노사분쟁이 장기화하자 그당시 포틀랜드행 선사들은 운항 서비스를 줄여 나갔다. 이후에도 미국 로스앤젤레스 롱비치 포틀랜드 등 미국 서부 주요 6개 항만 노조가 태업을 지속하면서 컨테이너 화물이 부두에서 적기 반출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5년 전엔 한진해운이 항비 증가를 이유로 직기항 서비스 중단하면서 한 차례 심각한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당시 한진해운은 처리 물동량의 80%를 담당하는 포틀랜드항 최대 선사였다.
포틀랜드항은 올해 초 국내 선사인 SM상선 유치에 성공하면서 다시 활력을 되찾고 있다. SM상선의 4360TEU급 컨테이너선 호가 지난 1월 포틀랜드항에 첫 입항했다. 이 선박이 싣고 온 컨테이너 약 200대 가량이 포틀랜드항에 하역됐으며 공 컨테이너 330대도 항만에 배치됐다. 포틀랜드항은 SM상선 유치를 계기로 미국 현지 내륙운송 인프라뿐 아니라 항공운송 서비스와도 연계해 물류 시너지 효과를 계속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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