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LNG(액화천연가스)선과 컨테이너선 탱크선 등의 통관이 원활히 진행된 덕에 우리나라의 선박 수출액이 두 자릿수의 증가세를 보였다. 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7월 선박 수출액은 약 17억8600만달러(약 2조1300억원)로 전년 동월 15억1300만달러 대비 18% 신장했다.
산업부는 최근 수출 선박이 전반적으로 선가가 낮은 시기에 계약된 물량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과거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대형조선사들이 잇달아 수주한 선박들로 보인다. HMM(옛 현대상선)이 발주한 초대형 컨테이너선도 7월 인도됐다.
산업부는 “선가가 낮은 시기에 계약된 물량임에도 우리 주력 선종인 LNG선 컨테이너선 탱크선 등이 통관 호조로 전체 선박 수출액이 전년 대비 18% 증가했다”고 말했다.
전체 수출액 4개월만에 400억弗대 회복
우리나라의 7월 수출은 7% 감소한 약 428억3000만달러(약 51조1400억원)에 그쳤다. 6월 감소폭인 10.9% 보다는 다소 둔화됐으며, 코로나19 이후 감소율이 한 자릿수대에 첫 진입했다. 올해 4월 -25.5%에서 크게 둔화된 수치다.
수출액은 4개월 만에 400억달러대로 회복했으며, 일평균 수출액도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17억달러를 넘어섰다. 무역수지는 42억7000만달러를 기록, 3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주요 품목의 수출액 감소가 여전한 가운데 지난달엔 15대 품목 중 6개가 개선됐다. 바이오헬스 컴퓨터 반도체 선박 가전 무선통신기기 등에서 실적개선을 일구며 코로나19 이후 가장 많은 품목이 증가세로 돌아섰다. 특히 바이오헬스와 컴퓨터 등은 언택트(비대면) 활성화로 수출이 날개를 달았다.
바이오헬스 수출액은 높은 K-방역기기 신뢰도를 바탕으로 전년 대비 47% 증가한 10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가격경쟁 심화에도 국내 제약사가 출시한 바이오시밀러의 해외시장 판매 및 의약품 위탁생산 수요 증가 등으로 11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컴퓨터 역시 글로벌 재택근무 활성화에 따른 노트북 수출 호조와 온라인 강의와 화상회의 등에 따른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수요 확대가 지속된 덕에 77.1% 폭증한 11억8000만달러의 수출액을 올렸다.
우리나라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도 수요 둔화와 D램 및 낸드고정 가격의 소폭 하락에도 코로나19 영향으로 상반기 부진했던 스마트폰 출하량 회복에 따른 모바일 수요 증가로 5.6% 신장한 78억8000만달러를 달성했다.
이 밖에 가전은 미국 보조금 지급 및 유통망 재개장 효과로 6.2% 증가한 6억5000만달러를, 무선통신기기는 5G(5세대) 스마트폰 시장선점을 위한 제조사의 부품 수요 증가에 따라 4.5% 개선된 11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주력 품목인 자동차는 수출액이 4.2% 후퇴한 36억6000만달러에 그쳤지만 감소율이 크게 개선됐다. 자동차는 3~5월 판매 급감으로 재고 소진이 미미한 데다 사우디 관세인상 조치 등으로 감소했지만 5월 최저 감소율 이후 개선되고 있다.
일반기계는 미국의 공장 휴무와 유럽의 신규수주 애로 등으로 15.5% 뒷걸음질 친 37억8000만달러에 그쳤다. 이 밖에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은 43.2% 21% 각각 감소한 20억2000만달러 29억7000만달러로 저조한 실적을 냈다. 단가 하락과 수요 감소 등이 부진 요인으로 꼽힌다.
지역별로는 대(對) 중국·미국·유럽연합(EU) 등 3대 수출시장이 회복세를 보였다. 우리 수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중국·미국으로의 수출이 동반 증가한 건 2018년 10월 이후 21개월 만에 처음이다.
특히 미국은 코로나19 이후 첫 증가세다. 중국은 2개월 연속 증가했으며, EU는 -10%대 초반까지 감소율이 하락했다. 그러나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을 비롯한 그 외 지역은 코로나19 영향이 지속되고 있다. 미국 수출액은 자동차 반도체 컴퓨터 가전 등의 호조로 전년 대비 7.7% 증가한 65억9000만달러를 달성했다.
중국은 석유제품 철강 컴퓨터 무선통신기기 등의 개선에 힘입어 2.5% 증가한 117억3000만달러로 집계됐다. 반면 EU는 자동차 일반기계 석유화학 철강 등의 부진으로 11% 후퇴한 41억달러를, 아세안은 디스플레이 일반기계 석유제품 등의 수출액 감소로 14.6% 역성장한 70억5000달러에 그쳤다.
우리나라 7월 전체 수입액은 전년 대비 11.9% 감소한 약 385억6000만달러(약 46조1000억원)를 기록했다. 원유, 알루미늄 괴, 디지털카메라 등의 품목을 중심으로 수입이 감소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성윤모 장관은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된 4월 이후부터 수출 감소율이 꾸준히 개선되면서 7월 들어서는 한 자릿수 대에 진입한 것은 의미가 있다”며, “아직 속단하기 이르지만 7월 실적은 여러 면에서 긍정적 회복의 신호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성 장관은 “15대 주요 품목 중 6개 품목이 증가하며 코로나19 이후 가장 많은 품목이 증가했고, 주력 품목인 반도체가 꾸준히 선전하고 있는 가운데, 한때 50% 이상 감소했던 자동차도 7월에는 한 자릿수대로 감소세가 완화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8월 초에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K-서비스 해외진출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 새로운 수출동력을 창출하고 우리 수출구조의 질적 혁신을 위한 노력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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