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선사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남성해운이 친환경 선박 도입, IT(정보기술) 혁신, 국내외 물류거점 투자, 해외법인 확대 등의 전략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불러온 시장 위기를 돌파한다는 구상이다.
김용규 남성해운 사장은 31일 창립 67주년을 맞아 회사 임직원에게 보낸 인사말에서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경제 침체의 늪이 점점 더 깊어지면서 많은 선사들이 치열한 생존의 기로에 서 있다”고 진단하면서 이 같이 밝혔다.
남성해운은 지난달 정부의 폐선보조금 제도를 활용해 지은 1000TEU급 신조 컨테이너선 2척을 선단에 편입하는 한편 이달 초 동형선 2척을 추가로 발주하는 등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적극적인 선대 투자를 진행해 해운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 사장은 이날, 상반기에 매출액 2063억원, 영업이익 21억원의 흑자 성적을 달성했다고 소개하고 하반기엔 유가 상승과 국내외 선사의 아시아역내항로 경쟁 가속화, 수요 회복 지연 등의 악재가 표면화되면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코로나 사태로 선원 교대가 어려워지면서 장기간 배에서 내리지 못하고 근무하고 있는 해상 승무원에게 위로와 감사의 말을 전하는 한편 “67년이란 업력을 바탕으로 임직원 모두가 위기 극복의 한 방향으로 힘을 모으고 섬세하게 비용을 관리해 창사 이래 가장 어려운 시기를 슬기롭게 헤쳐 나가자”고 당부했다.
6.25 전쟁 직후인 1953년 8월1일 부산에서 내항선사로 출발한 남성해운은 한일항로를 중심으로 사세를 확장해 오다 한중 수교 이후 1994년 한중항로에 정기선을 배선한 데 이어 창립 54주년이 되던 2007년 베트남 서비스를 시작하며 동남아항로에 진출했다.
지난 2015년 김한수 창업주의 손자이자 김영치 회장의 아들인 김용규 사장이 대표이사직에 오르며 3세 경영의 기틀을 마련했다. 김 사장의 증조부인 김석문 회장이 설립한 연안 여객선사까지 거슬러 올라갈 경우 남성해운의 오너일가 계보는 4대까지 이어진다.
이 회사는 당초 임직원과 화주 파트너사 등이 참석하는 창립 행사를 성대히 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지 않는 점을 고려해 화상회의로 대체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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