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항로 물동량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두 자릿수의 후퇴를 맛봤다. 우리나라에서 나간 화물도 4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미국 통관통계회사인 피어스에 따르면 아시아 18개국발 미국행(북미수출항로) 컨테이너물동량은 전년 동월 대비 20% 감소한 121만8000TEU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8개월 연속 하락세를 띠었다. 지난 4월 1% 감소한 134만6000TEU로, 호전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한 달 만에 다시 감소폭이 두 자릿수로 확대됐다.
선적국가별로 보면 5.3%의 점유율로, 물동량 순위 세 번째인 우리나라에서 미국으로 수출된 화물은 18% 감소한 6만4758TEU에 그쳤다. 2월 8%, 3월과 4월 10% 17%의 성장세를 보였다가 4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1위 자동차부품이 75% 감소하며 8개월 연속 하락세를 띠었고 3위 타이어·튜브가 59.7% 감소, 2개월 만에 역신장했다.
북미항로 점유율 1위인 중국발 화물은 17% 감소한 76만6000TEU로, 13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다만 지난 3월 39%까지 떨어졌던 점유율은 5월 63%를 기록, 9개월만에 60%대를 회복했다.
중국에서 가장 많이 나가는 품목인 가구류가 37% 감소한 데 이어 섬유와 플라스틱제품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중국발 가구화물은 17개월 연속 하락곡선을 이어갔다.
점유율 2위(9.5%)인 베트남발 화물은 11% 감소한 11만5193TEU로, 50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베트남발 1위 품목인 가구류는 35% 감소하며 25개월 만에 마이너스 성장했다. 섬유는 31% 감소, 2개월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신발은 35%의 감소율로, 13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베트남을 포함한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발 화물은 14% 감소한 24만8000TEU를 기록, 2016년 4월 이래 4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했다.
일본발 화물은 37% 감소한 3만4000TEU로, 7개월 연속 전년 수준을 밑돌았다. 일본발 화물 1위 품목인 자동차부품이 80%, 타이어·튜브가 28% 감소했다. 자동차부품은 8개월째 내리막길을 걸었다.
남아시아발 화물은 63% 감소한 3만6000TEU로 두달 연속 감소했다. 1위 섬유가 71%, 2위 가구가 76% 곤두박질 쳤다.
품목별 실적을 보면 주택 관련 제품의 감소세가 이어졌다. 1위 가구가 35% 감소한 15만9500TEU, 4위 바닥재·블라인드가 17% 감소한 6만2500TEU, 6위 건축용품이 11% 감소한 3만8600TEU를 각각 기록했다. 이들 3개 품목 합계는 28.4% 감소한 26만1000TEU로, 8개월 연속 내림세를 띠었다. 주택 관련 제품의 점유율은 21.4%에 이른다.
자동차부품은 61% 감소한 2만2000TEU에 그쳤다. 자동차공장 가동 중단의 영향으로 감소폭이 8개월 연속 30%를 웃돌았다. 섬유는 32.5% 감소한 10만9000TEU로, 4개월 연속 감소했고 TV·비디오 등 영상음향제품은 1% 감소한 4만2000TEU로, 2달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반면 일반 전기기기 8% 증가한 11만7000TEU로 2달 연속 상승곡선을 그렸다.
1~5월 북미항로 누계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한 635만1000TEU를 기록했다. 북미항로 물동량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 경제의 불투명성이 심화되면서 올 한 해 마이너스 성장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의 제품 생산은 회복했지만, 미국의 소비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는 평가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미국의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전망치를 -8%로 하향조정했다.
미국발 아시아 18개국행(북미수입항로) 3월 컨테이너 화물 수송량은 전년 동월대비 17% 감소한 54만3000TEU를 기록했다. 수입항로 물동량이 줄어든 건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 만이다.
유럽항로에서도 4월 수출화물 실적이 20% 감소하는 등 코로나19 여파로 컨테이너시장 상황이 어두워지는 모습이다.
다만 항로 운임은 상승세를 띠었다. 선사들이 잇따라 배를 빼는 등 선복 감축에 대대적으로 나선 까닭이다. 영국 드류리에 따르면 상하이-뉴욕 간 5월 평균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 기준으로 1년 전보다 9% 인상된 2540달러를 기록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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