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6-26 14:12

동남아항로/ 수요운임 쌍끌이 부진…두달새 4만TEU 증발

한성라인, 계열사 선복 빌려 동남아 진출


동남아항로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팬데믹)으로 도시봉쇄(록다운) 조치를 취하는 국가들이 늘면서 4월에 이어 5월에도 물동량이 큰 폭의 하락세를 띠었다. 운임도 급강하하는 모양새다.

관세청에 따르면 5월 한 달간 우리나라와 동남아 8개국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31만9800TEU를 기록, 지난해 같은 달의 33만4900TEU에 견줘 4.5% 감소했다. 4월의 6% 감소에서 두 달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갔다. 수출화물이 전년 대비 8.2% 감소한 16만400TEU, 수입화물이 0.6% 감소한 15만9400TEU였다. 이 항로 물동량은 지난 3월 36만1900TEU로 올해 들어 정점을 찍은 뒤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두 달 새 4만TEU 이상 곤두박질 쳤다. 백분율로 따질 경우 12%에 이른다.

국가별로 보면 8곳 중 5곳이 내리막길을 걸었다. 1위 점유율의 베트남이 1년 전에 비해 4% 감소한 9만8300TEU, 2위 태국이 8% 감소한 4만6900TEU, 4위 대만이 4% 감소한 3만6900TEU, 5위 말레이시아가 22% 감소한 3만3100TEU를 각각 기록했다. 4월 55%의 감소폭을 보였던 필리핀은 5월에도 31% 후퇴한 1만3400TEU로, 심각한 부진을 이어갔다. 반면 3위 인도네시아는 17% 증가한 3만8400TEU, 6위 홍콩은 3% 성장한 3만1100TEU, 7위 싱가포르는 15% 성장한 2만1400TEU를 각각 기록, 호조를 보였다.

운임도 하락세가 표면화되는 모습이다. 특히 선사들의 저유황유할증료(LSS) 부과가 없어지면서 한동안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19일 현재 상하이발 동남아항로 운임은 베트남 호찌민 80달러, 태국 램차방 80달러, 말레이시아 포트클랑 118달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164달러, 싱가포르 132달러를 기록했다. 한 달 전에 비해 모두 30~50달러씩 하락했다. 지난해 연말 230달러대를 호가하던 베트남행 운임은 반년 만에 3분의 1 토막 나는 부진을 보였다.

선사들은 7월1일부터 LSS를 0달러로 인하한다. 적용기간은 9월까지다. 동남아항로 LSS 책정은 분기별로 이뤄진다. 1분기 70달러에서 2분기 100달러까지 올랐다가 최근의 저유가 기조를 반영해 3분기엔 전액 삭감됐다. 선사 관계자는 “2분기엔 코로나19 여파에도 저유황유할증료 징수로 채산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근해항로의 전통적인 비수기인 3분기엔 수요 감소와 더불어 유가할증료까지 없어지면서 실적이 급격히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장금상선 계열사인 한성라인이 동남아항로에 진출해 이목을 모으고 있다. 한성라인은 모회사의 선복을 빌리는 방식(슬롯차터)으로 베트남 호찌민 하이퐁 서비스와 홍콩 남중국 서비스를 시작했다. 호찌민 서비스는 고려해운 장금상선 흥아해운이 공동운항하는 KHS1과 장금상선 고려해운 동진상선이 합작한 NTX에 참여한다.

하이퐁 서비스는 장금상선과 흥아해운의 HPS1과 HPS2, 장금상선 동진상선이 공동 운영하는 IHP에 승선한다. 남중국 노선의 경우 장금상선과 팬오션의 NSC, 장금상선 흥아해운의 SCS에서 선복을 빌렸다. 이 밖에 남성해운은 1000TEU급 신조선 1척을 앞세워 고려해운과 부산-호찌민 노선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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