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달 중남미항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한 채 수요 부진에 운임마저 올해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지난달 브라질 등 중남미 자동차공장이 생산을 일부 재개했지만 정상화 되지 않아 자동차부품 등 국내 주요 수출 물량도 여전히 부진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르면 이번달 말부터 자동차공장 대부분이 정상적으로 가동되면서 시황 회복에 물꼬를 틀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모처럼 네 자릿수로 반등했던 중국-남미동안 노선 운임은 한 달만에 다시 세 자릿수 운임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상하이발 브라질 산투스행 평균 해상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959달러를 기록해 전달 대비 121달러 하락했다.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의 운임이다.
중국의 수요 약세가 한국발 운임에도 영향을 미쳤다. 주요 선사들의 부산발 산투스행 운임은 전월 대비 약 200달러 감소한 900~1000달러선을 기록했다.
중남미 시장 점유율이 높은 선사들은 지난달에 이어 여전히 격주로 선복을 감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중이 크지 않은 선사들은 결항이 한두 번 발생한 정도에 그쳤다고 전했다. 주요 선사들의 소석률(화물 적재율)은 대체로 약 70~80%을 보였다. 다만 몇몇 선사들은 물량이 턱없이 부족한 탓에 소석률이 절반도 채 되지 않았다.
한 선사 관계자는 “이번달 수요가 부진하고 공급 조절에도 실패한 탓에 소석률이 반 토막난 상황”이라며 “물량이 완전히 씨가 마른 수준”이라고 밝혔다. 중남미 자동차공장의 재개 소식에 대해선 “이번달 브라질 멕시코 등 중남미 자동차공장의 생산이 아직까지 정상화되지 않았다”며 “다만 미주 지역의 현대자동차 물량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하는 것으로 미뤄 보아 다음달부터는 시황이 점차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편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올해 브라질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5.2%에서 -6.2%까지 낮췄다. 브라질의 코로나19 통제 불확실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이번달 중남미 지역의 코로나19 피해도 올해 들어 최악이다. 사망자 수만 현재까지 10만명이 넘어섰다. 그 중 브라질이 약 5만2000명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코로나19 여파에도 중남미 자동차시장은 다음달부터 완성차 판매가 회복세를 나타내며 활력을 되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올해 소비 위축이 워낙 심해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는 게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중남미 자동차업계는 근무자 교대가 없는 시스템을 시행하며 코로나19 이전보다 공장 가동 비중을 낮췄다. 그간 2교대 또는 3교대를 운영하며 공장을 가동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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