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항로는 잇따른 서비스 재개로 모처럼 회복한 운임이 또 다시 떨어질 거란 선사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공급 축소로 일부 선사들은 화물을 선적이월(롤오버) 하느라 분주한 한 달을 보냈다. 유럽 국가들이 속속 경제 재개에 나서며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선사들은 6월 약 90~100%의 평균 소석률(선복 대비 화물적재율)을 달성했다.
글로벌 부품공급망이 회복되고 생산기지 가동도 단계적으로 정상화되면서 선사들은 중단했던 노선을 재가동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일부 서비스만 재개하고 있지만 예상보다 공급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는 게 선사들의 전언이다. 머스크와 MSC가 결성한 2M은 아시아-지중해 AE15 서비스의 주 단위 공급 규모를 1만5496TEU에서 1만8577TEU로 늘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늘어나는 공급에 운임이 또다시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선사들의 우려가 지배적이다. 선사 관계자는 “지금까지 나오지 못했던 화물이 나온다는 점은 해운시장에 긍정적이지만 늘어난 공급이 현재 운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화주들은 선사들의 서비스 재개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코로나19에 따른 공급 축소로 지금까지 화주들의 선택지가 매우 좁었기 때문이다. 선사 관계자는 “항공운송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서비스 재개로 선적 문의를 넣는 화주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사태에도 유럽항로 운임은 비교적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선사들의 선복감축이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6월19일자 상하이발 북유럽행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886달러를 기록, 전월 831달러와 비교해 50달러 이상 상승했다. 상하이발 지중해행 운임 역시 전달 875달러에서 74달러 오른 949달러로 집계됐다.
물동량은 감소세를 이어갔다. 컨테이너트레이드스터티스틱스(CTS)에 따르면 3월 아시아 16개국발 유럽 54개국행(유럽수출항로)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동월 대비 6% 감소한 127만3100TEU를 기록,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연속 감소했다. 다만 감소폭은 2월의 32%에서 크게 개선됐다. 중화권발 물동량이 6% 감소한 87만1468TEU, 동남아시아발 물동량이 6% 감소한 21만8527TEU, 동북아시아발 물동량이 9% 감소한 18만3068TEU를 각각 기록, 전 지역에서 마이너스 성장했다. 1~3월 누계는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한 351만2883TEU였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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