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와 해운전문언론의 컬래버레이션 자리가 마련돼 눈길을 끌고 있다.
고려대 해운물류조선(바다) 최고위 과정은 지난 4일 고려대 CJ법학관 최고위 과정실에서 코리아쉬핑가제트 이경희 기자, 쉬핑데일리 부두진 기자, 한국해운신문 곽용신 기자, 한국해사신문 윤여상 기자 등 4명의 해운전문기자를 초청해 전문 언론의 현주소와 해운업의 나아갈 방향을 듣는 좌담회를 가졌다.
이날 참석한 기자들은 해운 불황 장기화에 따른 전문언론 환경의 동반 침체, 난립된 해사전문지의 무한 경쟁, 인터넷문화 확산으로 인한 구독 감소 등을 어려움으로 지적했다.
네이버나 다음 등 포털과의 기사 제휴가 언론사들의 직접적인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는 경영 애로도 제기됐다. 국내 해사언론을 통합해 일본해사신문처럼 일간 체제의 전문신문을 발간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기자들은 해운물류산업 발전을 위한 다양한 제안을 쏟아냈다. 정기선사 물량 확보와 국내 해운물류 생태계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2자물류기업 규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와 호응을 얻었다.
또 해운업계가 화주기업의 해운물류시장 진출을 비판하면서 막상 자신들은 선박관리업이나 선용품공급업 등 해운부대사업에 진입하는 모순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주장도 개진됐다. 해운업계가 화주·조선소와의 상생을 말하고 있지만 보험이나 선급 중개 하역사 등과의 상생엔 의미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어 대내외적인 신뢰와 명분을 쌓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이다.
제조기업의 해외 진출이 늘어나고 3국 간 운송 비중이 확대되는 상황임을 들어 선주협회의 국적선 적취율 제고 정책이 시대 흐름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견해도 제기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전개될 해운 환경에 대해선 전략 물자의 국내 생산 중요성이 높아진 점을 계기로 해외 진출 제조공장들의 국내 유턴을 유도하고 국내 수출입 물동량을 늘리는데 정책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는 견해와 무역 규모가 줄어들고 근해에서의 물동량이 많아질 거란 전망이 나왔다.
이 밖에 부산과 수도권의 지역적인 힘겨루기가 이어지고 있는 해사법원의 설치를 두고 법률 수요가 많은 곳을 대상지로 검토하는 등 합리적인 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 해양수산부와 산업통상자원부로 나뉘어져 있는 해운·조선 행정업무를 통합하는 게 효율적이란 의견 등이 제시됐다.
행사를 기획한 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오늘 참석한 기자들은 경력이 10년에서 20년에 이를 정도로 해운 조선 물류 선박금융 등 산업계에 대한 지식이 상당하다”며 “이들의 노하우를 해운물류업계가 수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전문언론의 경륜과 노하우가 해운물류산업의 발전을 위한 집단지성의 일부가 돼야 한다”며 “앞으로 이런 자리가 더 많이 마련되고 각종 세미나를 전문지와 공동으로 개최하고 전문지기자를 토론자로 초청하는 등 협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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