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글로벌 인적·물적 교류가 위축되면서 우리나라 선박 수출액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올해 4월 선박 수출액은 약 10억6800만달러(약 1조3100억원)로 전년 동월 27억3300만달러 대비 60.9% 급감했다. 전월 14억4000만달러에 비해선 25.8% 감소했으며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선박 수출액이 부진한 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인도 연기 탓이다. 산업부는 “코로나19 확산에 의한 주요 선주사의 업무 중단과 선원 고용 차질에 따른 선박 인도 연기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더불어 “2분기 수출 선박은 전반적으로 선가가 낮았던 시기인 2017~2018년에 계약된 물량이 다수 포함됐으며, 지난해 4월 역기저효과 등으로 수출이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무역수지 99개월만에 적자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쓴 가운데 4월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도 큰 타격을 입었다. 우리나라 4월 수출액은 전년에 비해 24.3% 급감한 369억2300만달러(약 45조3300억원)로 집계됐다. 한국의 수출 감소율은 2009년 5월 -29.4% 이후 10년 10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급감했다.
수입액 역시 15.9% 후퇴한 378억7000만달러(약 46조5000억원)를 나타냈다. 무역수지는 -9억5000만달러로 지난 2012년 1월 -23억1700만달러 이후 99개월 만에 적자를 냈다.
산업부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제조업은 셧다운없이 정상 가동한 가운데 중간재·자본재의 지속 수입에 따라 무역수지 적자가 불가피했다고 전했다. 다만 코로나19 방역 모범국으로 인정받는 가운데, 국내 제조업은 정상 가동 중이며, 주요국 대비 내수 여건도 상대적으로 양호함을 반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수출액이 크게 감소한 건 코로나 본격화에 따른 미국 유럽연합(EU) 등 주요 시장의 수입 수요가 급감한 탓이다. 여기에 중국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데다 국제유가가 급락한 것도 수출액 감소에 불을 지폈다.
20대 주요 수출 품목에서 플러스 성장을 보인 건 컴퓨터 플라스틱제품 바이오헬스 등 단 3개뿐이었다. 코로나 확산에 따른 진단키트 수출 증가와 재택근무 활성화 등으로 수출액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컴퓨터는 전년 대비 99.3% 폭증한 10억5200만달러를, 플라스틱제품 바이오헬스는 29% 증가한 11억3200만달러 10억8500만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반면 우리나라 1등 수출품목인 반도체는 14.9% 역성장한 71억7600만달러에 그쳤다. D램 고정가격 상승에도 스마트폰 수요 감소와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구매 축소 등이 영향을 미쳤다.
반도체 다음으로 가장 많은 수출액을 올린 일반기계도 20% 감소한 36억8600만달러의 실적을 냈다. 대형 스포츠 행사연기에 따른 TV용 광학기기 수요 감소, 자동차·가전 등 전방산업 공장 휴무 등이 수출액 감소로 이어졌다. 이 밖에 석유화학 자동차도 각각 33.6% 36.3% 급감한 25억7800만달러 23억9100만달러의 수출액을 냈다.
지역별 수출은 중국 미국 유럽을 비롯해 전 지역에서 마이너스를 보였다. 對미국 수출은 자동차와 일반기계, 무선통신기기 등의 부진으로 13.5% 감소한 53억3000만달러를, 중국은 석유화학, 일반기계, 디스플레이 등에서 저조하며 17.9% 역성장한 102억1000만달러에 그쳤다. 아세안 EU도 32.9% 12.8% 각각 급감한 56억7000만달러 43억3000만달러를 냈다.
산업부는 코로나19 글로벌 진정세가 확산되면 우리 수출은 다시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부 성윤모 장관은 “4월 무역수지 적자는 수입 감소보다 수출 감소폭이 더 커서 나타난 현상으로 국내 제조업이 정상 가동되는 데 필요한 자본재·중간재 수입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속에 발생한 것이라는 점에서 결코 부정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성 장관은 이어 “코로나19에 따른 최근 우리나라 수출 부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코로나19의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수출지원대책이 무엇보다 기업입장에서 체감하고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꼼꼼하게 점검해 나가는 현장 중심의 지원을 보다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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