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중 무역갈등과 중동 정세불안 등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도 중화권 해운사들의 기업가치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주목을 끌고 있다. 톱10 중 8곳이 1년 전에 비해 시가총액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지난해 중화권 10대 해운기업의 시가총액은 전년 대비 34% 상승한 약 2247억위안(약 38조8900억원)으로 집계됐다. 시가총액이란 주식거래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으로 회사의 가치를 산출한 수치다.
지난 한 해 시가총액이 가장 많이 뛴 중화권 해운사는 2위 초상국에너지운수였다. 이 선사는 1년 새 2배 이상 폭증한 501억1000만위안(약 8조6700억원)의 시가총액을 기록, 하이펑국제해운(SITC)을 제치고 2위로 부상했다.
코스코의 시가총액은 전년 대비 56.5% 증가한 583억1000만위안(약 10조1000억원)을 달성, 1위 자리를 유지했다. 2위와 격차가 2배 이상 나는 3위 SITC도 36.9% 증가한 227억5000만위안(약 3조9400억원)을 기록, 시가총액 증가 대열에 합류했으며, 4위 코스코쉬핑에너지는 31% 개선된 217억2000만위안(약 3조7600억원)을 거뒀다.
세계 7위 컨테이너선사인 에버그린은 15% 증가한 138억9000만위안(약 2조4000억원), 8위 완하이라인은 20.1% 상승한 95억5000만위안(약 1조6500억원)의 시가총액을 기록했다.
반면 OOCL과 안통홀딩스는 각각 27.2% 34.1% 뒷걸음질 친 211억8000만위안(약 3조6700억원) 65억1000만위안(약 1조1300억원)을 기록하며 대조를 보였다.
KMI는 “2019년 글로벌 해운시장의 총 화물운송량은 119억3900만t을 기록, 소폭 성장세를 나타냈다”며 “많은 불확실성 속에서도 중국의 10대 해운기업 시가총액이 두 자릿수 증가했다”고 밝혔다.
KMI는 세계 및 중국 경제의 부정적 요인과 코로나19 사태로 2020년 글로벌 해운시장의 성장률이 1%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더불어 선박 공급과잉과 무역 성장둔화 등의 문제가 지속되면서 올 한 해 해운시장은 큰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예측했다.
천연가스 운송량 증가 전망
중국에서 예상하는 글로벌 해운시장 전망도 안갯속이었다. 중국 상하이해사대학교 셔우젠민 교수는 “2020년 해운시장 성장률은 여전히 낮은 수준을 지속할 것이고, 동시에 돌발적인 사건의 부정적 영향으로 제로 또는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화물 종류별로 살펴보면 2019년 글로벌 건화물(벌크) 운송량은 역대 최고인 52억8100만t을 기록했지만, 성장률은 2.3%로 낮아졌다. 글로벌 컨테이너 물동량은 18억8600만t으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지만, 건화물 성장률보다 낮은 수준이다. 셔우젠민 교수는 “2020년 컨테이너선시장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에 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에너지 운송량을 살펴보면 지난해 원유 운송량은 0.7% 감소한 20억100만t을 기록, 전체 해운시장 둔화에 영향을 미쳤다. 같은 기간 석유제품 운송량은 1.9% 감소한 10억5200만t으로 집계됐다. 천연가스 운송량은 9.4% 늘어난 4억5500만t을 기록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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