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항을 멈추고 항구에 계류 중인 컨테이너선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프랑스 해운조사기관인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2월17일 현재 컨테이너선 계선 규모는 374척 203만7842TEU로 집계됐다. 약 한 달 전인 1월20일의 140만TEU에서 45% 가까이 증가했다.
수송능력 기준으로 계선 규모는 미국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의 152만TEU, 한진해운 사태가 일어난 2016년의 159만TEU를 넘어서는 사상 최고 수준이다.
다만 초대형선 인도로 세계 컨테이너선대가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계선 비중은 10년 전에 비해 떨어졌다. 전 세계 컨테이너선대에서 차지하는 계선 비율은 8.8%로, 최고치였던 2009년의 11.7%보다는 낮았다.
선사별 계선 척수는 스위스 MSC 33척, 덴마크 머스크 15척, 중국 코스코와 대만 에버그린 각각 7척이다. 특히 MSC의 1만9438TEU급 선박 <엠에스시에리카>(MSC ERICA)의 계류 기간은 175일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대로 전 세계 무역이 쇠퇴한 게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선사들은 중국 춘절(설) 연휴에 대응해 임시결항(블랭크세일링)을 실시했으며 그 와중에 코로나 사태가 터지자 선박 결편 규모를 확대했다. 지난 3주간 유럽항로와 북미항로에선 30~60%의 선복 감축이 이뤄졌다.
중국 공장들이 가동에 들어갔지만 제품이 정상 출하되기까지 시간이 수주 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여 선사들의 운항 축소는 3월 말까지 일정량의 감편을 계속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 조선소의 스크러버(탈황장치) 설치 공사가 지연된 것도 선박 계선에 영향을 미쳤다.
스크러버 설치를 위해 가동을 멈춘 선박은 최대 111척 102만TEU였다. 전체 계선량의 절반에 이른다. 2월 들어 25척이 중국 수리조선소에 입거했지만 공사를 마치고 선주사로 인도된 건 15척에 불과하다.
< 외신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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