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 코로나19 여파로 시장의 불안심리가 더해져 중국의 철광석, 석탄 등 원자재 수요 감소하는 한편 벌크선 운임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공표한 1월30일에 모든 선형의 현물수송운임이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케이프선 현물운임은 전일대비 9% 하락한 4081달러, 파나막스선은 6.9% 하락한 4015달러를 기록하는 등 큰 하락폭을 보였다.
운임은 지난달 5일 운영지출(OPEX)도 보전받지 못하는 수준까지 급락했다. 케이프선 운임은 3015달러, 파나막스선은 3345달러, 수프라막스선은 5634달러를 기록하며, 중소형 선박의 운임이 대형선 운임보다 높은 역전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운임 역전현상은 지난달 12일까지도 지속됐다. 케이프선 운임은 2713달러, 파나막스선은 3898달러, 수프라막스선은 5189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케이프선 운임의 경우, 지난해 1월 발생한 브라질 댐 붕괴사고 때보다도 더 낮은 수준을 보였다.
올해 케이프선의 2~3월 선물거래운임(FFA)도 약세이긴 마찬가지다.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면서 FFA 2~3월물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3066달러 하락한 일일 4516달러를 기록했다. 같은해 1월 FFA 1분기 평균가(8737달러)의 절반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중국 철광석·석탄 수입량 감소 예상
KMI는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중국 철광석 수입량이 0.2~0.3%포인트(p), 석탄은 0.1~0.2%p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중국이 코로나19의 확산방지를 위해 시행한 연휴기간 연장, 공장운영 중단 등의 조치가 원자재 수요 감소의 주된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중국의 항만 내 철광석 재고량이 충분한 상태이기 때문에 철광석 수요 둔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최대 원자재 수입국 중 하나인 중국은 지난해 전 세계 벌크선 해상 물동량(52억 8900만t)의 34.8%인 18억4400만t를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철광석은 전 세계 수입 물량의 72%(18억4430만t), 석탄은 20%(2억6000만t)를 수입했다.
보고서는 코로나 사태가 전력 수요 약화로 이어질 경우, 석탄 해상 물동량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주요 석탄 수출국인 인도네시아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중국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인도네시아 석탄 생산업체들에게 석탄 운송 일정을 연기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벌크선의 운임 폭락에는 코로나19 이외의 다양한 요인들도 영향을 끼쳤다. 세계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벌크선 운임의 계절성, 브라질 발레사의 철광석 생산량 및 판매량 감축 소식 등으로 인해 시장의 불안심리가 벌크선 시장에 조성됐다고 로이즈리스트가 분석했다.
설상가상으로 브라질 미나스 제라이스 지역의 폭우와 서호주 지역에서 태풍 데미안 발생 등도 시장의 불안심리를 악화시켰다. 해당 지역의 철광석 생산에 차질이 생기거나 주요 철광석 수출항만 운영이 중단되는 상황이 발생하며 운임의 하락을 가속화시켰다.
유조선 운임 작년 대비 70% 곤두박질
유조선 부문 역시 코로나19 사태를 피해갈 순 없었다. 이 여파로 원유 물동량이 감소하며 운임 하락이 이어졌다. 올해 유조선 시장은 단기적으로 급락해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6일 기준 BDTI는 796까지 감소해 지난해 9월 25일 이후 최저치를 달성했다. 중동-중국 항로 VLCC의 경우 동월 동일 현물운임은 작년 일일평균 7만300달러 대비 70.1% 하락한 2만1000달러를 기록했다.
세계 2위 석유회사인 영국 BP가 전 세계 원유 생산 감소 전망 결과를 발표하면서 유조선 현물운임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BP는 지난달 4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일일 약 30만~50만 배럴의 생산이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원유는 지난달 4일 런던 국제석유거래소(IPE)에서 2018년 12월 이후 최저치인 배럴당 55달러 미만에 거래 됐다. 이는 코로나19 발병 소식이 알려지기 전인 올해 1월6일 배럴당 68달러에 비해 19% 하락한 수준이다. 중국 원자재(원유)의 수요가 급감하면서 가격하락으로 이어졌다는 게 KMI의 분석이다.
한편 정부는 잇따른 대내외 악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운물류업계를 위해 기업의 유동성을 2일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지원정책은 주로 ▲항만시설사용료 감면 ▲터미널 임대료 감면 ▲항만배후단지 대체장치장 제공 ▲대체부지 사용료 감면 ▲장치장 무료개방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 ▲항만별 추가 인센티브 제공 ▲고용유지 지원금 활용 등이 있다.
일각에서는 일정 심사기준을 만족하는 경우, 기업의 원리금 상환 유예, 세금 및 각종 사회보장지출 등의 납부기한 연장 등의 금융/세제 지원방안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항만 당국과 긴밀히 협력해 컨테이너 박스 수급과 장치장 적체 문제를 해결한다는 의견도 제기 됐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