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일항로 물동량이 4년 만에 역성장했다.
한국근해수송협의회에 따르면 2019년 한일 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190만2897TEU를 기록, 2018년의 198만5355TEU에 견줘 4.2% 감소했다. 한일항로 연간 물동량이 뒷걸음질 행보를 보인 건 2015년 이후 처음이다. 다만 2015년은 제자리걸음이라고 봐도 좋을 정도로 감소 폭(-2000TEU)이 적었지만 지난해는 한 달치 수출 물량이 사라진 것이어서 사태의 심각성이 자못 크다는 지적이다.
수출화물이 5.3% 감소한 37만46TEU, 수입화물이 6.8% 감소한 32만4815TEU에 각각 머물렀다. 환적화물은 3% 감소한 120만8036TEU였다. 환적화물 중 아시아역내지역을 왕래하는 삼국 간 화물은 1.8% 감소한 93만7933TEU, 원양항로와 연결되는 피더화물은 7% 감소한 27만103TEU로 집계됐다.
12개월 중 성장곡선을 그린 건 불과 3월과 6월 8월 세 달뿐이다. 한일 무역전쟁이 본격화된 9월 이후 4달 연속 마이너스성장 행진을 벌였다. 특히 9월과 11월 12월엔 수출입 화물이 두 자릿수 감소세를 띠어 선사들의 시름을 키웠다. 해양수산부에서 한일무역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국적선사에 제공하기로 했던 지원책은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유야무야된 상황이다. 해수부는 지난해 9월 수출입화물이 두 자릿수로 감소할 경우 하역료와 항만시설사용료를 각각 10% 50% 할인하는 지원책을 수립한 바 있다.
선사들은 올해 들어 수요 부진에 대응해 실링(선적상한선) 다잡기에 나섰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올해 1기(1~2월) 실링은 83%로 설정됐다. 전기(11~12월) 대비 9%포인트,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2016년 82% 이후 4년 만에 1~2월 실링이 80%대로 떨어졌다. 이 같은 조치에도 실링 달성률은 저조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선 장금상선과 남성해운을 제외하고 목표치에 도달하는 선사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선사 관계자는 “한일 무역전쟁으로 수출입 화물이 크게 줄어든 데다 코로나 사태로 한중일 3국을 오가는 화물이 영향을 받으면서 환적화물도 부진을 보이고 있다”며 “일본에서도 코로나 확진환자가 급증하고 있어 중국처럼 공장 가동 중단 사태가 발생하지 않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운임은 전달과 비슷한 수준이다. 해양수산부에 신고된 부산발 일본 주요지역행 수출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 기준 150~180달러 선이다. 수입운임은 50달러선을 밑도는 것으로 파악된다. 저유황유 비용을 반영해 170달러로 인상된 유가할증료(BAF)는 징수율이 원활한 편이다. 다만 일부 선사들이 BAF 인상분만큼 기본운임을 할인해주고 있어 저유황유할증료 도입 효과가 크지 않다는 평가도 눈에 띈다.
서비스 개편 소식으로, 고려해운과 남성해운은 공동운항 중인 한중일 펜듈럼항로(NCH)를 개편해 센다이 히타치나카를 기항지로 추가했다. 고려해운은 이와 별도로 미즈시마 마쓰야마 이마바리 히로시마 등 일본 지방항 대상 콘솔 서비스를 인터지스 CFS를 통해 진행할 계획이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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