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호주항로는 신종 바이러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선사들은 약세 시황을 극복하기 위해 블랭크세일링(임시결항)을 잇따라 시행했다.
중국 상하이해운거래소(SSE)가 발표한 상하이발 호주 멜버른행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892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달에 비해 50달러 가량 하락하며 한풀 꺾인 모양새다. 다만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중국 수요약세가 이어지며 운임이 2월 말까지는 계속 떨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한국발 운임은 전월에 비해 100달러 가량 하락한 컨테이너(TEU)당 평균 675~875달러 사이를 오가는 것으로 파악됐다. 수요와 공급을 조절하기 위해 임시결항을 추가 시행했으나 운임하락을 막을 수 없었다는 게 선사들의 입장이다.
주요 선사들은 적어도 3월부터는 공장이 정상화돼 물량이 풀릴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부작용에 발빠르게 대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시황이 다시 회복될 것으로 점쳤다. 이미 9일부터 상하이 광둥 등에 소재한 공장들은 재가동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된다.
주요 선사들의 2월 화물 적재율(소석률)은 대부분 100%를 기록했다. 그렇지 못한 선사들도 중국 공장 정상화가 빠르게 이뤄지면 적어도 3월 내로 화물이 선박에 모두 적재될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선사들이 화주에게 부과 중인 3월 저유황유할증료(LSS)는 전월 대비 50달러 가량 인상된 평균 155~170달러 선이다. 저유황유 공급난 여파가 다음 달까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무역협회(KOTRA)는 올해 한국 기업의 대호주 수출을 부정적으로 예상했다. 호주는 최근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소비 유통, 건설, 금융 분야의 불황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한국과 호주의 교역규모는 모두 하락했다. 한국은 전년 동기 대비 약 7% 감소한 2348억 달러의 교역 규모를 보였으며, 호주는 약 17% 하락한 77억 달러를 수입하고 약 1% 감소한 157억 달러를 수출했다.
호주 주요 수출 품목인 철광석과 농작물, 육류 등이 잇따른 자연재해로 피해를 입으며 선사들의 화물 집화에 영향을 미쳤다. 한 업체 관계자는 “이번 달 농작물, 육류 품목을 수출하는 선사들은 타격을 입었다. 특히 육류 품목이 많이 줄어들며 선박 운임과 소석률에 영향을 끼쳤다”고 밝혔다.
실제 코트라 보고서는 작년과 올해 호주의 작물 재배가 53만5000헥타르 줄어들 것으로 파악한 바 있다. 퀸즈랜드와 뉴사우스웨일즈 주의 건조한 계절 조건과 북부 토양에 가뭄이 지속되면서 수분 부족현상이 발생한 것이 주요했다. 또 호주 산불 사태가 오랜 기간 지속되며 호주 농작물 및 가축 육류 등의 수출이 크게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올해 여름 작물 생산은 52% 감소한 약 120만t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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