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항로를 취항하는 선사들은 수요 부진에 고통스러운 2월 한 달을 보냈다. 중국 공장들이 춘절(설) 장기 연휴로 생산을 멈춘 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며 전월보다 수요 감소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평가다.
이 항로 운임지수도 8개월 만에 하락세를 보였다. 중국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상하이발 산투스행 운임은 14일 현재 전월 대비 220달러 가량 하락한 TEU(20피트 컨테이너)당 1848달러를 기록했다. 중국의 수요 약세가 한국발 운임에도 영향을 미쳤다. 주요 선사들의 부산발 운임은 남미 서안행은 1100~1400달러 동안행은 1600~1900달러로 집계했다. 동안은 전월 대비 200~300달러 가량 떨어진 수준이다.
주요 선사들은 2월 말까지 대규모 임시결항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지만 수요가 턱없이 부족해 운임이 계속 떨어질 것으로 점쳤다. 한 선사 관계자는 “중남미 시황이 어두운 편이다. 2월 한 달 간 중남미항로에 네 항차가 계획돼있었는데 그 중 세 항차가 결항하게 됐다”고 걱정을 토로했다. 다만 주요 선사들은 지난 9일부터 중국 공장들이 재가동되기 시작하며 3~4월에는 물량이 많이 풀릴 것으로 예상했다.
수요 부진에도 주요 선사들의 화물적재율(소석률)은 대부분 만선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춘절과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 임시결항이 많아진 것이 주효했다는 판단이다. 선사들은 3월 이후 수요가 더욱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선사 관계자는 “현재 시장 흐름상 전 선사들의 물량은 적어도 3월 내로 빠르게 채워질 것”이라며 “소석률 100%는 시기의 문제”라고 밝혔다.
잇따른 임시휴항의 여파로 화주들은 대체스케줄을 구해 화물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예컨대, 직항노선이 결항하자 환적수송으로 전환하는 화주들이 심심찮케 나타났다고 선사들은 전했다.
3월 적용되는 저유황유(LSS) 요율은 150~170달러로 이달 대비 50달러 가량 인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저유황유 공급난이 LSS 인상에 여전히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일부 선사에서는 유가 흐름을 토대로 4월 요율은 지금보다 낮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파나마 운하청(ACP)는 지난 15일부터 파나마 운하를 통항하는 선사들에게 추가 요금인 ‘담수 할증료’를 부과하고 있는 상황이다. 통항하는 일정 규모의 선박에 1만 달러(약 1100만 원)를 추가 징수하고 호수 수위에 따라 통항 요금에도 추가 부과했다. 아울러 1일 항행 가능한 선박 수도 감축했다. ACP는 기존의 31척을 27척으로 4척 줄였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로 파나마운하를 출항하는 선박 숫자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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