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한항공이 대외악재에 고통받았다. 미중 무역분쟁, 한일갈등, 글로벌 경기 둔화 등 악조건이 연달아 발생하며 외형이 뒷걸음질 쳤고 영업이익도 전년에 비해 반 토막 났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매출액 12조3000억원, 영업이익 2909억원, 당기순이익 –5708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의 12조6555억원 6674억원에 비해 각각 2.8% 59% 줄어들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1074억원)에 견줘 5배 가량 적자폭이 커졌다. 최저임금 인상과 환율 상승 등 비용 증가와 단거리 노선 수요 감소 등의 악재가 잇따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대한항공은 일본 갈등, 홍콩 정세불안 등 대외악재에도 영업이익이 흑자에 성공한 것은 중·장거리 수요 유치 노력, 프리미엄 서비스 강화, 탄력적인 화물 노선 운영 등이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2018~2019년 대한항공 경영 실적
여객사업은 수송실적이 전년대비 3.8% 증가했다. 특히 동남아-대양주 대체노선 판매를 강화하고 델타항공과의 합작사업(Joint Venture) 효과를 봤다는 게 대한항공의 분석이다.
대한항공은 올해 델타항공과 합작해 미주노선을 강화하는 한편 신규 중·장거리 노선 취항 등을 통해 여객부문의 네트워크 경쟁력을 갖추고 수익성을 확보해 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홈페이지 개편, 모바일 서비스 개선, 카카오와의 사업제휴 등 고객 편의성을 높이는 사업도 벌인다.
화물 사업은 글로벌 경기 침체의 늪을 벗어나지 못했다. 물동량이 꾸준히 감소하며 전년 동기대비 수송실적이 9.8% 하락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거점의 국제선 화물은 아시아(1.1%)를 제외한 중국(-1%), 일본(-17.3%), 미주(-5.5%) 등 전 지역이 부진하며 전년 대비 3.7%(402만t) 하락했다. 국내화물도 5년 가까이 추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내륙 노선(-0.9%)과 제주 노선(-5.8%) 모두 감소해 전년 대비 5.3% 하락한 26만t을 기록했다.
잇따른 슬럼프를 쉽사리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대한항공은 탄력적인 공급 운영과 동남아, 중남미, 동유럽 등 성장시장 개척으로 화물 사업의 위기를 극복해 나갈 방침이다. 최근 미중 무역분쟁이 완화될 조짐이 보이고 수요 회복이 기대되면서 이 같은 전망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의 여파로 올해도 어려운 영업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회사 관계자는 “지속가능한 성장과 기업가치 극대화를 위한 기반 마련에 사활을 걸 예정”이라고 밝혔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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