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기업의 유치는 국내생산의 증대, 수출증대, 일자리 창출, 부가가치 창출 등 국민경제 성장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이 때문에 세계 모든 국가들이 글로벌 장기불황의 대책으로서 외국기업의 유치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렇게 중요한 외국기업의 유치가 국내투자여건의 악화와 함께 글로벌 밸류체인의 중심지가 중국에서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인도 등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이전됨에 따라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국내 주요 경제지에 외국기업의 투자외면으로 우리나라 경제자유구역 면적이 반 토막이 났으며 외국기업의 투자유치 실적이 최악의 수준인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 경제자유구역은 해외기업의 유치를 통해 글로벌 경제특구를 만들어 제조, 관광, 물류, 의료, 교육 등 우리나라의 산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려놓기 위해 2003년에 도입한 야심찬 제도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투자여건의 악화로 그 기능이 크게 상실돼 면적이 크게 감소하고 있고 외국기업의 유치를 거의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최근 중국의 자유무역 시범구에서 올리고 있는 실적과 비교할 때 대단히 실망스러운 것이다. 중국의 경우 2013년에 상해에 자유무역시범구를 도입한 후 2015년 광동, 천진, 푸젠 등 3개 지역으로 확장했으며 2016년 6개지역을 추가로 확대해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상해 자유무역시범구는 1990년 보세구제도로 도입된 29제곱킬로미터의 면적을 124제곱킬로미터로 확장한 것으로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활발한 실적을 보이고 있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126제곱킬로미터와 비슷한 규모이지만 2013년도 이후 총 유치기업수는 2만5000개에 이르고 있으며 이중 해외기업 유치는 3326개에 이르고 있다.
이에 비해 인천 경제자유구역청은 2003년 이후 지금까지 총 2229개 기업을 유치했으며 이중 해외기업유치 실적은 겨우 124개에 불과한 실정이다. 상해 자유무역시범구는 최근 외국기업 유치를 보다 촉진하기 위해 네가티브 리스트를 대폭 감소시키고 있으며 벤춰기업의 설립, 폐업, M&A에 대해 신고제로 전환하는 동시에 통관시간의 절감을 통해 연간 1100억달러의 수출입실적을 올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국에 281제곱킬로미터 규모의 7개 경제자유지역을 운영하고 있는 바 총기업유치수는 4720개사이며 외국기업 유치는 331개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러한 현상은 경제자유구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외국기업을 제도적으로 유치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는 항만배후물류단지, 공항배후물류 단지에서의 외국기업유치도 부진하기는 마찬가지이다. 부산항, 광양항, 평택항 배후물류단지 등에서 유치한 외국기업은 130개 정도이고 인천신공항 배후물류단지에서 유치된 기업은 30개 정도에 불과해 우리나라의 해외기업유치 정책자체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IMF위기를 겪으면서 약 10만개에 이르는 기업들이 해외로 나갔거나 해체돼 사라졌다. 따라서 국내산업의 공동화 현상을 겪은바 있으며 이로 인해 연평균 9%를 기록하던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율이 급속히 위축돼 잠재 경제성장율이 2%대로 떨어진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어느 나라보다도 해외기업의 유치를 통해 경제성장과 물동량창출 및 부가가치 창출을 통해 경제성장을 달성해야 한다.
해외기업의 유치는 우리나라가 생존하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경제정책이자 전략이다. 우리나라의 해외기업유치실적이 저조한데는 미중 무역전쟁, 한일무역전쟁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글로벌 밸류체인의 중심이 중국으로 몰리는 현상과 관련이 있다고 판단된다. 최근 발간된 WTO의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17년까지는 글로벌 밸류체인의 중심지가 유럽, 미국에서 중국으로 이전되는 현상을 보였으나 이제는 중국이 자체 중간제품을 생산하는 레드밸류체인 정책을 추진함으로써 밸류체인의 중심지가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 등 동남아지역으로 이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밸류체인은 상품의 기획, 생산, 판매에 이르는 가치사슬의 전 과정이 글로벌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을 의미하는데 원가절감을 위해 세계 최고의 부품공급업체들을 중심으로 밸류체인을 구성하고 있으며 선도기업과 후발기업이 밸류체인상의 밸류를 최대한으로 획득하기 위해 치열한 생존경쟁을 하고 있다.
가치사슬의 지배구조는 생산자주도 사슬과 구매자주도 사슬로 나누어 질수 있는바 생산자주도의 사슬은 다국적기업이나 생산자가 생산네트워크의 핵심조율자가 된다. 구매자 주도사슬은 대형 소매업자나 구매업자들이 수출업자들의 생산네트워크를 지배하는 구조이다. 이러한 글로벌 밸류체인에 편입되는 기업은 당해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일 수 밖에 없다. 편입된 기업 스스로 기술을 개발하고 원가를 절감해 가치사슬의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지 않으면 언제 도태될지 모른다. 그리고 이러한 밸류체인의 중심은 노동, 토지, 자본 등 원가절감 등 가장 기업하기 좋은 국가와 가장 부가가치를 많이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이 존재하는 국가로 이동하게 된다.
최근의 글로벌 대형기업들은 인공지능 중심의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생산방식의 용이한 전환, 신제품의 용이한 출시, 해외의 밸류체인의 신속한 전환 등으로 제품의 주기를 극히 단축할 수 있으며 가장 높은 부가가치를 제공하는 공급자가 위치하는 지역으로 밸류체인의 중심지를 이동하고 있다. 소니, 샤프, 교세라, 애플, 현대차 등이 중국에서 아시아지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한 것이나 인텔, 애플, 쉐플러 등이 자국으로 리쇼어링한 사례가 이를 반증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밸류체인시대에는 무역전쟁의 양상도 단순한 관세 비관세 전쟁에서 상대국 최강기업의 밸류체인을 붕괴시키기 위한 시도로 바뀌어 가고 있다. 최근의 미중간의 무역전쟁, 한일간의 무역전쟁은 경쟁기업의 밸류체인을 붕괴시켜 자국기업이 밸류체인의 우위를 점하게 할 목적이 숨어있다. 일본이 우리나라 반도체 공급사슬의 붕괴를 위해 반도체생산의 필수자재인 리지스트, 플루오린, 에칭가스 등의 수출을 금지해 우리나라의 반도체밸류체인을 붕괴시켜 일본기업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글로벌 밸류체인시대에 외국기업의 유치 전략은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전자, 반도체 산업에서 보여지는 글로벌 밸류체인을 통제하는 우리나라의 중핵기업을 육성하는 것이 외국기업의 유치에 매우 중요하다. 특히 중핵기업이 없는 우리나라의 의류, 기계, 화학에서의 글로벌밸류체인 통제기업의 육성이 시급하다. 두 번째로 우리나라의 세계적 기술수준을 보유한 중소기업을 외국의 글로벌 밸류체인에 편입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국제공공조달시장에 진출한 우리나라에 제조기반을 두고 있는 중소기업을 발굴해 글로벌 기업의 밸류체인에 편입시키는 것은 당해 기업의 부품이나 제품생산량을 높이게 되고 나아가서 밸류체인의 비중이 큰 경우는 밸류체인 통제기업을 우리나라로 유치하게되는 계기를 만들 수도 있다. 이러한 사례에 해당하는 기업군은 전자지불 솔루션업, 무전기, CCTV생산업, 인슐린 주사기 생산업 등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수준을 인정받고 있는 기업들이다. 이들을 글로벌밸류체인에 편입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동시에 특히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중소기업들을 통해 다국적 기업의 밸류체인의 중심을 우리나라 경제자유지역, 항만으로 유치해야 한다.
세 번째로 이제라도 항만공사, 공항공사, 경제자유구역청, 지자체, 중앙정부, 연구소, 산업계, 대학 등이 해외기업 유치를 위한 거버넌스를 확립하고 글로벌 500대 기업의 밸류체인 및 글로벌 공급사슬구조를 연구해 우리나라에 입주하는 경우 경제적 재무적 효과를 분석해 기업유치에 앞장서야 한다. 산업의 육성을 위한 클러스터를 구성하는 동시에 협력위원회를 만들어 항만, 공항, 경제자유구역청에 다국적 기업의 밸류체인을 유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외국기업 유치에 장애가 되는 요인을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반기업적 정책과 정서, 친노조 정책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각에서 과감히 방향을 수정해야 한다.
< 물류와 경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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