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들은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 황산화물 배출 규제 시행을 앞두고 대응책 마련을 위해 분주한 한 해를 보냈다. IMO는 전 세계 해역에서 선박들이 배출하고 있는 연료유의 황산화물 함유량을 내년 1월1일부터 현행 3.5%에서 0.5% 이하로 제한할 예정이다.
해운업계의 규제 대응책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규정에 적합한 저유황유(MGO)를 쓰거나 탈황장치(스크러버)를 설치하거나 액화천연가스(LNG)를 주 연료로 하는 선박을 짓는 방법이다. 이 가운데 저유황유 도입은 추가 설비가 필요하지 않아 가장 간단하다. 선사들이 가장 선호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영국조사기관 드류리가 진행한 설문조사에선 저유황유를 쓰겠다는 답변이 60%를 넘어섰다. 국내 조사에서도 저유황유 선호 현상은 뚜렷했다. 국내선사 61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황산화물 규제 대응 설문조사에서 69%가 저유황유를 사용하겠다고 답했다. 스크러버를 설치한다는 응답은 29%였다. LNG 연료를 쓰겠다고 한 선사는 1%에 그쳤다.
다만 저유황유 사용 시 막대한 비용 지출은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드류리 조사에 따르면 선사들이 저유황유로 전환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 부담은 13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수요 증가로 저유황유 가격이 올라갈 경우 비용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간이 흐를수록 원양선사들을 중심으로 스크러버 설치 비율이 늘고 있다.당장 현대상선은 내년 상반기부터 순차적으로 도입하는 초대형선 20척에 스크러버를 설치할 예정이다.
스위스 MSC는 80척의 선박에 스크러버를 설치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신조선 45척, 현존선 35척 정도다. 경쟁사인 덴마크 머스크도 30여척에 스크러버를 달기로 했다. 신조와 개조 비중은 반반 정도다. 대만 에버그린은 신조선 40척과 중고선 수척에 스크러버를 설치한다.
반면 일본 정기선사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는 저유황유 가격의 하락세를 예상해 스크러버 설치에 소극적이다. 아시아역내선사 중에선 대만 TS라인이 1800TEU급 컨테이너선 6척에 탈황장치를 설치한다고 발표했고 우리나라 동진상선은 현재 운항 중인 선박 1000TEU급 2척과 1800TEU급 1척을 비롯해 대선조선에서 짓고 있는 1000TEU급 신조선 1척에 스크러버를 달기로 했다. 동진상선은 현존선 공사를 모두 마무리했다.
벌크선 시장에선 세계 최대 광산회사인 브라질 발레가 내년까지 장기계약 선박 74%에 스크러버를 달 계획이다. 일본 3대 선사도 210척의 부정기선에 스크러버를 설치하기로 했다.
선사들은 규제 도입에 따른 비용지출을 만회하기 위해 저유황유 할증료 부과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국내 컨테이너선사들은 저유황유 사용으로 발생하는 연료비 부담을 반영한 새로운 유가할증료(BAF) 를 도입했다. 저유황유 가격이 600달러일 때 북미와 유럽항로의 BAF는 각각 480달러와 800달러로 책정됐다. 신 BAF와 별도로 한중항로와 한일항로 동남아항로에서 12월부터 각각 60달러 45달러 70달러의 저유황 할증료를 도입했다.
< 코리아쉬핑가제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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