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만공사(BPA)가 부산 신항 2-5단계 운영사 선정 공모 절차에 착수한 가운데 가산점을 받기로 해 논란의 중심에 선 북항통합운영사가 정부의 입장 변화에 유감을 표시했다.
부산항터미널(BPT)과 동부부산컨테이너터미널(DPCT)은 17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정부는 부산북항 통합운영사에게 신항 2-5단계 운영권을 주겠다는 입장을 토대로 통합을 유도해 놓고도 최근 공개경쟁으로 입장을 선회했다”며 “이는 정부 정책의 중대한 변경이며 그 동안 정부 입장을 믿고 통합을 추진해 온 운영사에겐 약속 위반이자 향후 북항과 신항의 조화로운 발전을 통한 부산항 경쟁력 강화에도 막대한 차질을 빚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북항 운영사들은 정부의 북항 통합 정책에 따라 2016년 1차로 감만부두(BIT)와 신선대부두(CJ KBCT)가 통합해 BPT를 출범시킨 데 이어 올해 4월 BPT와 신감만부두(DPCT)의 2차 통합에 합의했다. 이 과정에서 자성대부두를 운영하는 허치슨(HBCT)은 통합사 지분율 산정 문제 등에서 의견이 좁혀지지 않아 협상에서 빠졌다. 이로써 북항 터미널 4곳 중 3곳이 통합을 이루게 됐다.
정부는 북항 통합을 추진하면서 신항 2-5단계 운영권을 부여하겠다는 방침을 거듭해서 밝혀왔다. 해양수산부가 2014년 1월 내놓은 ‘기능재정립을 기반으로 한 부산항 발전 종합대책’을 비롯해 2015년 7월 공개한 ‘부산항 세계 제2대 환적거점항 육성 및 특화발전전략’, 지난해 10월 발표한 ‘부산항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사 체제 개편 방안’ 등에 모두 신항 2-5단계 운영권 제공을 조건으로 북항 통합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적시돼 있다.
BPA도 정부 방침에 따라 2015년 8월 당시 북항 운영 신항 운영권 제공을 조건으로 북항통합 참여 의향서 제출을 요구했고 같은 해 12월 신감만부두 신선대부두 자성대부두 감만부두 4곳과 통합운영사 설립을 위한 기본협약서를 체결했다. 협약서엔 4개사와 BPA가 신항 2-5단계에 참여하는 것으로 돼 있다.
하지만 BPA가 특정 기업에게 수의계약으로 신항 운영권을 주는 건 불가능하다는 쪽으로 입장을 바꾸면서 통합운영사와 갈등을 빚었고 해수부는 공개입찰로 운영사를 선정하되 통합운영사에게 10점의 가산점을 준다는 중재안을 내놨다.
통합운영사 측은 입장문에서 “950명의 인력을 그대로 유지하는 등 통합 시너지를 올리지 못하고 온갖 어려움과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정부정책을 믿고 통합을 추진해왔지만 정부와 BPA는 입장을 바꿔 공개경쟁 입찰방식으로 2-5단계 운영사를 선정하고 있다”며 “이 같은 정책변경과 신뢰위반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통합운영사 주주사인 장금상선에 특혜를 주려고 2-5단계 운영권을 주려고 한다는 일부 보도에도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장금상선이 경영난을 겪고 있던 BIT 지분을 인수한 시점은 지난 2016년 7월로, 정부가 통합운영사에게 신항 2-5단계 운영권을 주겠다고 밝힌 2015년 7월보다 이후라는 설명이다. 장금상선의 BPT 지분율도 BPA 등 다른 여러 주주와 큰 차이가 없다고 덧붙였다.
통합운영사 측은 “유난히 장금상선에 대해서만 특혜의혹을 제기하는 배후에 저의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향후 유사 의혹 제기나 보도에 강력히 법적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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