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항로가 성수기 효과와 공급감축에 힘입어 두 달 연속 네 자릿수 운임을 달성했다. ONE 현대상선 하파크로이트 양밍 에버그린 APL 등이 공동으로 운항하는 ‘NEAX’ 컨소시엄이 10월 국경절 연휴에 임시결항(블랭크세일링)에 나서면서 공급난을 부추긴 데 이어, 이달에도 7일과 21일 2회 휴항하면서 공급부족이 계속되고 있다. 늘어나는 수요에 반해 공급은 급감하면서 고운임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11월8일자 상하이발 호주 멜버른행 해상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1173달러를 기록, 전달보다 운임이 인상됐다. 호주항로 운임은 국경절 연휴 이후인 10월11일 1년7개월만에 1000달러선을 돌파했다. 이후 매주 운임 상승세를 보이며 1200달러 돌파를 앞두고 있다.
중국발 물량 증가와 공급 감소에 힘입어 한국시장도 수혜를 입고 있다. 15일 현재 부산발 호주 멜버른행 해상운임은 평균 1000달러 초반대에 형성돼 있다. 프리미엄서비스인 주말편 운임은 이보다 훨씬 높은 수준에서 제시되고 있다.
다만 현재의 운임 호조세가 계속될 지는 미지수다. 이달 중순부터 아시아발 수출물량이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당초 선주로부터 제시받은 가이드운임보다 낮을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한 선사 관계자는 “GRI를 반영한 이달 말까지의 가이드운임이 1300달러로 제시됐지만, 이달 중순부터 수요가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다음 달에도 현재의 고운임이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라고 말했다.
호주항로도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 배출규제에 따라 다음달 1일부터 저유황유 할증료 징수에 나선다. 할증료 명칭은 ‘EFF’부터 ‘ESS’까지 선사마다 제각각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운임과 별도로 전 화주를 대상으로 징수한다. 운임에 할증료를 합치는 ‘총액운임’(올인레이트)이 호주항로에서는 반영되지 않을 전망이다. 할증료 규모는 100~150달러 선인 것으로 나타났다.
취항선사들의 화물적재율(소석률)은 대부분 100%를 기록했다. 업계는 한국에 할당된 선복량에 견줘보면 지난달부터 할당량을 모두 채웠고 이달 들어 선적이 이월되는 화물이 속출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중순부터 수요가 조금씩 감소하면서 공급량과 균형을 맞춰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선사들이 이달 말 화물을 운송하면 호주에는 크리스마스 연휴에 도착하게 돼 통관 및 운송작업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연말 밀어내기 물량 등 특수 상황을 제외하면 이달 중순이 사실상 막바지 성수기일 것으로 보인다는 평가다.
한편 호주 연방정부가 상당한 규모의 항만인프라비용을 청구하면서 현지 화주들이 비용증가에 심한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 해운전문지 저널오브커머스는 호주 프레이트앤드트레이드얼라이언스(FTA)가 크게 증가한 항만이용료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FTA에 따르면 한 주요 수입업자가 부담한 항만인프라비용이 1년 전에 견줘 약 340만호주달러(한화 약 27억원) 이상 올랐다. FTA는 알리바바부터 코스트코까지 멜버른지역 핵심 100대 수입업자를 대표하고 있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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