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항로는 연말을 타깃으로 한 우리나라 대기업들의 밀어내기 물량이 실종되며 싸늘한 시황을 연출하고 있다. 이란 뱃길이 미국의 경제 제재로 막힌 데다 중동발 건설 프로젝트가 위축되며 제벨알리행 물량마저 줄어들었다는 게 선사들의 전언이다. 2017~2018년 물동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됐던 중동항로는 미국의 제재로 이란은 물론 이란향 재수출 무역을 진행하던 아랍에미리트(UAE) 교역도 타격을 입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12월 시황도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선사들은 전망하고 있다. 선사 관계자는 “예전 같았다면 대기업들의 재고 소진으로 11~12월이 바빴을 텐데 지금은 모두 다 손을 놓은 상황”이라며 “남은 12월도 좋지 않은 시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던 운임은 지난달 말 모처럼 반등했다. 11월8일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발표한 상하이발 중동 두바이행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773달러로 집계됐다. 전달 512달러와 비교해 261달러 상승했으며, 전년 528달러에 비해 소폭 올랐다.
중동항로에서도 내년부터 시행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 규제에 대응해 저유황유 할증료(LSS)를 도입한다. 선사들은 다음 달부터 단기(스폿)계약을 중심으로, 내년 1월부터는 장기계약 화주까지 적용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선사 관계자는 “사전에 화주들에게 할증료 부과 공지를 해왔던 터라 적용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중동항로 시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을 거란 게 선사들의 공통된 견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향후 행보가 취항선사들의 고민을 더욱 키우고 있다. 핵 압박 등으로 이란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트럼프의 정책에 국내 수출입기업은 우려하고 있다. 이 밖에 중동항로에 훈풍을 불어넣어 줄 현지 구매력이 아직까지 정상 궤도에 올라가지 못한 점도 선사들의 고민거리다.
한편 높은 물동량 비중을 보이는 중동 항만에서 인프라 개발이 가시화되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이란 산업부 차관은 지난달 23일 차바하르항 개발에 17개국이 기여 의사를 표명했다. 이란 남동부에 위치한 차바하르는 이란 유일한 해양 항만으로 샤히드카란타리와 샤히드베헤스티항으로 나뉘어 있으며 각각 5개 선석을 갖추고 있다. 이란은 이 항만의 개발 프로젝트를 인도에 주었고, 뉴델리에서 2개 선석 개발을 위해 5억달러 투자를 약속했다.
아부다비항은 미나자예드에 새로운 수변공간 프로젝트 ‘마르사 미나’를 착수했다. 이 프로젝트는 아부다비 크루즈 터미널 옆에 위치한 푸드트럭, 소매점, 엔터테인먼트, 놀이공간 등을 혼합해 선보일 예정으로 크루즈 관광객과 주민을 위한 새로운 레저부지를 조성하기 위한 사업이다. 2020년 1분기에 완공돼 공개될 예정이다.
두바이 인근도 크루즈 관광산업 진출을 위한 항만시설 확충 방안을 모색 중이며, 올해 초 미나라쉬드항을 리비에라 스타일의 해안을 목표로 하는 계획이 발표됐다. 미나라쉬드는 4만1680㎡(약 1만2600평) 규모로 두바이에서 가장 긴 수영장 등을 선보일 예정이며, 이 프로젝트는 DP월드의 자회사인 P&O마리나스와 이마르가 함께 진행한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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