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항 부산항과 달리 인천신항의 배후단지는 자유무역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아 이에 대한 조속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8일 한국해운물류학회가 ‘스마트 해운항만산업과 인천항의 미래전략’이라는 주제로 개최한 추계학술대회에서 청운대학교 김학소 교수는 인천항의 현안과제를 언급하며 배후단지 활성화를 위해 자유무역지역 지정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유무역지역으로 지정된 배후단지는 가공과 제조가 가능해 글로벌 기업 및 외국인 투자유치를 촉진시킬 수 있다. 또한 인근 부지에 비해 임대료가 저렴하며, 국세·지방세 감면 등 다양한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항만을 성장시키는 견인차 역할을 하는 배후단지의 자유무역지역 지정이 즉, 고부가가치 창출로 이어지는 셈이다.
인천은 내항과 4부두 배후단지, ICT 부두 외엔 자유무역지역으로 지정된 곳이 없다.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항만으로 거듭나려면 아암물류 2단지와 신항배후단지 1단계 등의 자유무역지역 지정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김 교수는 “부산이나 광양의 배후단지를 가보면 그 안에서 모든 물류활동이 발생하지만 인천항은 보관만 했다가 빠져나가고 보세물건에 손을 못대니 단순한 사업에 그친다”며 “아암물류단지와 인천신항 배후단지가 종합보세구역이나 종합물류구역으로 지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운대학교 김학소 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
더불어 김 교수는 인천항의 배후단지 활성화를 위해 정부의 재정 지원이 부산항 수준으로 상향 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항만별 재정지원 현황을 보면, 여수·광양항은 100%, 부산신항과 평택·당진항은 50%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인천항은 25%에 불과해 배후단지 임대료가 높은 상황이다. 실제로 부산항의 배후단지 임대료는 매월 ㎡당 281원, 광양과 평택·당진항은 각각 200원 700원 수준인 반면, 인천항(아암물류 1단지)은 1298원에 달한다. 김 교수는 “정부지원 확대를 통한 저렴한 임대료 수준이 결정돼야 한다”며 “타 항만 수준인 최소 50% 이상으로 상향 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선박대형화 한계 봉착 인천항 새로운 접근 필요”
최근 산업의 변화에 따라 세계 주요 항만들은 자동화·지능화, 물류정보 플랫폼 구축 등 스마트화를 통한 물류비 절감 및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내 항만도 변화하는 글로벌 산업의 트렌드에 발맞춰 재도약 및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해 해운·항만산업의 스마트화 기반 조성이 필요한 시기다.
▲사진 왼쪽부터 한종길 성결대 교수, 조혁수 충남대 교수, 여기태 인천대 교수, 박홍균 순천대 교수 |
토론에서는 인천항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언이 잇따라 나왔다. 충남대학교 조혁수 교수는 2021년부터 생산이 중단되는 에어버스의 대형여객기 A380을 예로 들며, 해운시장에서도 선사들의 선박 대형화가 한계에 봉착할 수 있어 인천항의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오늘 논의된 친환경·스마트항만이나 항만공사의 해외진출, ICT(정보통신기술)와의 연계 전략 등이 중요하다”며 “글로벌 선사들과 연계해 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이슈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인천대학교 여기태 교수는 인천항의 발전 키워드를 항만 연결, 인프라 확충, 배후단지 재정 지원, 여객을 위한 심도 깊은 고민 등 4가지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특히 여 교수는 해수부가 제4차 항만 기본계획과 제3차 항만재개발 기본계획을 내년에 고시하기로 하면서 인프라 확장을 위해 인천항이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태원 학회장의 개회사로 시작된 이번 학술대회는 IPA를 비롯해 관련 학계 및 업·단체 관계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국내외 물류 사례, 인천항이 스마트항만으로 발전하기 위한 방안 등에 대한 발표와 토론으로 진행됐다. 정 회장은 “미래의 주역인 70여명의 학생들이 오늘 행사에 참석했다”며 “선의의 경쟁을 하고 인천항의 발전을 위해 고민하고 토론하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해운물류학회 정태원 회장(사진 오른쪽)이 IPA 남봉현 사장에게 공로상을 전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인천항만공사(IPA)는 이날 해운물류학회로부터 항만 배후단지 개발 및 관리 운영과 더불어 마리나항만시설 조성 등 인프라 경쟁력 강화에 공헌한 점을 인정받아 공로상을 수상했다.
IPA 남봉현 사장은 축사를 통해 “IPA가 인프라를 개발·확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어떻게 항만의 생산성을 높이고 물류기업과 선사 등 인천항의 고객에게 편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많다”면서, “풍부한 지식과 깊이 있는 검토가 필요한 만큼 함께 머리를 맞대 고민하자”고 강조했다.
한편 올해 추계학술대회 대학생 부문 해양수산부 장관상은 ‘선박에 기인한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산정에 관한 연구’를 발표한 성결대학교 방현경 민경운 박상우 김보랑 위명성씨에게 돌아갔다. ‘물류기업의 노동적 CRS 인식이 조직몰입에 미치는 영향’을 발표한 부산대학교 고지영씨는 대학원생 부문 해수부 장관상을 받았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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