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항로의 수출입물동량이 3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에 견줘 수출과 수입이 모두 역신장하면서 동남아지역을 취항하는 선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동남아정기선사협의회에 따르면 9월 수출입물동량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5% 역신장한 23만3400TEU로 집계됐다. 수출물동량이 5.3% 줄어든 11만5600TEU, 수입이 4.7% 감소한 11만7800TEU였다.
수출입물동량을 국가별로 놓고 보면, 베트남을 제외한 전 지역이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우선 가장 많은 물동량을 자랑하는 베트남은 1.6% 성장한 약 8만TEU를 기록했다. 수출이 1.7% 줄어든 3만9000TEU, 수입은 5% 늘어난 4만1000TEU였다.
뒤이어 점유율 2위의 홍콩행 물동량은 6.6% 줄어든 4만6900TEU를 기록했고, 인도네시아와 태국도 각각 7.3% 6.4% 줄어든 2만6300TEU 2만6000TEU에 그쳤다. 말레이시아는 9.1% 뒷걸음질 친 2만4200TEU로 나타났다.
특히 필리핀 물동량은 계속해서 두 자릿수의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필리핀의 9월 수출입물동량은 9300TEU로 전년 동월 대비 12.9% 줄어들었다. 수출은 17.2% 줄어든 5700TEU, 수입은 5% 감소한 3600TEU였다.
1~9월 누계 수출입물동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줄어든 약 216만700TEU로 집계됐다. 수출물동량은 0.7% 줄어든 105만8400TEU, 수입은 1.5% 줄어든 110만2300TEU였다.
수출에서는 베트남과 태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베트남 물동량은 7.3% 증가한 35만7400TEU, 태국은 2.9% 증가한 11만400TEU로 나타났다.
수입은 베트남 홍콩 인도네시아 싱가포르만 성장세를 이어갔다.
한 선사 관계자는 “최근 수송량이 전년에 비해 유독 감소한 상황이다. 9월의 경우 추석 연휴로 인한 물량 공백이 불가피했다”며 “잇단 태풍으로 선박 스케줄이 대거 지연되면서 실제 운항한 횟수가 줄어들다보니 선적물량도 자연스레 감소했다”고 상황의 심각성을 전했다. 덧붙여 “선사들의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외국적 선사들이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다보니 물량이 유독 줄어든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달도 시장 분위기는 침체돼 있다. 3일과 9일 두 차례의 공휴일 여파로 화주들이 공장 가동을 줄이면서 선복이 남아도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운항편마다 선복이 남아돌다보니 선사들이 화물을 유치하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운임경쟁에만 나서고 있다고 한탄했다.
내년 1월부터 본격화되는 황산화물 배출규제에 따른 새로운 유가할증료 도입도 동남아항로의 화젯거리다. 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 신규 할증료의 도입방안과 부과 규모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신규 할증료는 현재 선사들이 부과하고 있는 ‘플로팅 FAF’ 대신 ‘뉴 BAF’로 대체될 전망이며, 전분기 유가와 급유(벙커)비용의 변동을 반영하는 유가 연동형 모델을 따를 것으로 보인다. 한국항만경제학회는 ‘황산화물 규제비용 선화주 분담 방안’ 연구 용역에서 동남아항로의 유가할증료가 88~353달러대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국적선사인 장금상선이 인천 광양 포항 부산을 거쳐 필리핀 마닐라(북항)와 베트남 호찌민을 향하는 신규 서비스 ‘KPX’를 다음달 5일부터 개시한다. 기항지는 인천남항(월·화)-대산항(화·수)-부산북항(목·금)-포항(금·금)-마닐라(북항)-호찌민-홍콩-서커우-인천남항 순이며, 부산에서 마닐라까지 약 6일 소요된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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