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에서 중남미로 향하는 물동량이 전달에 이어 9월에도 호조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발 수요가 강세를 보이면서 선주는 한국에 할당하던 선복량을 줄이고 중국에 대거 배정하고 있다. 공급부족 현상이 연출되면서 해상운임과 화물적재율(소석률)은 모두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9월13일자 상하이발 남미동안(브라질 산투스)행 해상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1977달러를 기록해 전주 1866달러 대비 111달러 인상됐다. 상하이에서 산투스로 향하는 해상운임은 올해 상반기 평균 1000~1500달러대를 오르내리며 고가를 유지했다. 5월 한때 800~900달러대로 운임이 급락하긴 했지만 곧장 회복하며 네 자릿수 운임을 재연출했다. 이후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해상운임은 2000달러선에서 등락을 보이고 있다.
한국시장도 중국시장의 호재가 즉각 반영되고 있다. 한 선사 관계자는 “화물이 꾸준히 나오다보니 운임은 9월 초 대비 오른 상황이며, (운임이 높게 형성됐던) 전달과 비슷한 수준이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중국으로 화물을 보내 동안지역으로 환적하는 선사도 화주들의 러브콜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업계는 직항노선보다 운항일정이 훨씬 많이 소요되는 환적서비스에도 화물이 꽤 몰리는 점 등 남미동안행 물동량이 계속해서 강세를 띠고 있다고 지적한다. 19일 현재 부산발 남미동안행 해상운임은 전달에 이어 2000달러선을 유지하고 있다.
이 지역 화물적재율은 95~100%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시장에 할당된 선복량이 적은 탓에 선사들은 큰 어려움 없이 높은 적재율을 유지하고 있다.
다음 달에는 이 항로를 취항하는 일부 선사들이 블랭크세일링(임시결항)을 실시해 수급균형을 맞출 계획이다. 업계는 중국 3대 명절 중 하나인 10월 국경절 연휴(1~7일)를 앞두고 이달 중순부터 중국 각 지역에서 밀어내기 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연휴 이후인 10월 중순에는 물량이 급감할 것으로 보여 블랭크세일링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남미서안은 전달에 비해 호황이 두드러지고 있다. 중국에서 멕시코 페루 칠레 등 서안으로 향하는 물동량이 강세를 띠면서 8월에 견줘 선복이 매우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중국시장의 호재에 한국발 운임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19일 현재 부산발 남미서안행 해상운임은 TEU당 2000달러선에 근접했다. 이달 초의 1000달러 중반대에서 빠르게 인상됐다.
한 선사 관계자는 “수요 성장이 두드러지고 있다. 8월 초부터 중국발 화물이 대거 나오면서 한국의 선복 할당량이 부족한 실정이다”며 “8월에 이어 9월 초에도 선복 확보에 차질을 빚었는데 9월 말까지 선복 확보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일부 선사는 동안과 마찬가지로 서안에서도 다음달 중순께 1~2항차의 블랭크세일링을 계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심문제에 놓여있는 카리브항로는 여전히 중량규제에 발목이 잡혀 있다. 업계에 따르면 파나마운하의 수심이 과거수준으로 꽤 회복된 상황이지만 운하청은 주요 선사들을 대상으로 컨테이너 중량규제를 강행하고 있다. 중량규제로 운항일정에 차질이 생기자 일부 선사는 파나마(만사니요) 환적작업에 애로를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한 선사 관계자는 “카리브지역은 대형화주 의존도가 높은 편인데 최근 환적작업이 계속 지연되면서 화주들이 운송량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지역 해상운임은 19일 현재 2000달러 중반대를 형성하고 있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