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항로는 추석 연휴 이후 물동량 실종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추석 이전 밀어내기 수요로 반짝 상승세를 보였지만 연휴 이후 수출 화물이 급격히 감소한 탓에 취항선사들의 근심은 더욱 깊어져만 가고 있다. 9월 초까지 90~100%를 유지했던 선사들의 평균 소석률(화물적재율)은 중순 들어 80%대로 곤두박질 쳤다. 선사들은 중동행 건설프로젝트 물량이 많지 않았던 탓에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운임도 하락세다. 9월13일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발표한 상하이발 중동 두바이행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602달러로 집계됐다. 전달 683달러와 비교해 81달러 떨어졌으며, 올 들어 가장 높았던 840달러에 견줘 200달러 이상 하락했다.
초대형선 임시 결항도 시황 회복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션얼라이언스(OA)의 중국 노선 ‘MEA5’에 투입 중인 2만TEU급 선박은 결항을 실시했다. 현재 MEA5엔 2만TEU급 4척과 1만4000TEU급 4척 등 총 7척이 배선 중이다. 선사 관계자는 “초대형선이 결항했지만 중국발 노선에 투입되고 있어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올해 7월부터 전쟁위험할증료(WRS)를 부과하고 있는 선사들은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선사 관계자는 “중동지역 정세가 여전히 불안해 WRS를 부과하고 있다”며 “현재 중동항로 상황이 좋지 않아 또 다른 할증료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사들은 다음달 중국 국경절을 맞아 블랭크세일링(임시휴항)을 실시하며 숨고르기에 나선다. 국경절 이후엔 상황이 지금보다는 나아지지 않겠느냐는 게 선사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현대상선 에미레이트쉬핑(ESL) 코스코 등은 9월 말부터 10월까지 순차적으로 결항을 실시한다.
한편 호르무즈해협의 지정학적 위기가 중동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로 확대되며 선사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지난 14일 예멘 후티 반군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드론 공격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시설이 화염에 휩싸이며 이란과 사우디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5월 이란핵합의를 파기한 뒤 경제 제재를 가해온 미국은 빠른 시일 안에 이란 정부와 대화를 시도하려고 했지만 이번 사태로 양국의 관계 개선은 더욱 요원해졌다.
선사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이란 경제 제재 해제를 고대하고 있던 선사들에게 찬물을 끼얹었다”며 “선사들은 여전히 불안한 눈으로 중동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두바이 최대의 국영 개발업체 이마르 프로퍼티즈와 DP월드 등은 약 68억달러 규모로 두바이의 미나라시드항 재개발을 추진한다. 더불어 DP월드는 제벨알리항과 자유무역지대에 약 1억3610만달러를 투입해 도로, 장비, 물류창고, 토지 등을 개발할 예정이다.
아랍에미리트(UAE)는 지속적인 항만개발 투자를 통해 국가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예정이다. 현재 UAE 대표 항만인 제벨알리항과 칼리파항의 수익 창출은 대부분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노선에서 나오고 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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