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성수기 효과를 톡톡히 누려야할 유럽항로는 선복 공급이 크게 늘어난 탓에 약세 시황을 연출했다. 크리스마스 시즌을 겨냥해 선사들이 어느 정도의 화물을 유치하느냐가 4분기 시황 회복의 향배를 가를 전망이다.
올해는 예년과 달리 중국 국경절 연휴 직전까지 밀어내기 수요가 나타나지 않을 거란 선사들의 전망이 지배적이다. 선사들은 앞당겨 선복 감축에 나섰지만 약세 시황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달 현대상선의 아시아·유럽익스프레스(AEX) 종료와 2M 오션 등의 임시결항을 통한 공급조절 노력에도 운임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선사 관계자는 “선사들이 시황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예상을 밑도는 결항 효과로 운임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전했다.
9월 90%를 웃돌았던 선사들의 평균 화물적재율(소석률)은 다음달 80%대로 내려앉을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겨냥한 11월부터 물량이 증가하며 시황이 개선될 것으로 선사들은 내다보고 있다.
선사들은 시황 약세와 다음달부터 시작되는 중국 국경절 연휴에 따른 수요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임시결항에 나선다. 2M은 10월 초 아시아와 북유럽항로 노선을 한 차례 생략한다. 결항하는 노선은 1만5500~2만500TEU급 선박 12척이 운항 중인 AE2(MSC 스완)로, 10월4일 칭다오 출항 예정인 선박이 운항을 거르게 된다. 10월 둘째 주엔 AE7(콘도르)의 운항이 생략된다. 10월7일 닝보 출항 예정 선박이 결항 통보를 받았다. 지중해항로에서도 선박 결편이 예고됐다. AE20(드래곤)이 10월 첫째주와 2째주에 총 2항차, AE7(콘도르)이 10월 첫째주에 1항차씩 각각 일정을 거른다.
오션 역시 유럽항로에서 총 14항차를 결항 목록에 올렸다. 북유럽 서비스에서 6편, 지중해항로 8편이다. 북유럽에서 루프 1과 루프 3~5 루프 7, 지중해에서 EM1 WM1 WM2 AAS가 생략된다. 특히 북유럽 루프 7이 2항차, 지중해 AAS가 5항차를 중단한다.
운임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발표한 9월13일자 상하이발 북유럽행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674달러를 기록, 전달 810달러와 비교해 100달러 이상 운임이 하락했다. 북유럽항로 운임이 700달러대를 밑돈 건 지난 7월 이후 처음이다. 1년 전 운임인 821달러와 비교해도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성수기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게 선사들의 중론이다.
지중해행 운임은 TEU당 826달러로 집계됐다. 전달 974달러와 비교해 148달러 떨어지며 1000달러 돌파가 무산됐다.
유럽항로 물동량은 신기록을 작성했다. 영국 컨테이너트레이드스터티스틱스(CTS)에 따르면 상반기 아시아 15개국발 유럽 54개국행(유럽수출항로)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한 832만3000TEU를 기록,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6월엔 전년 동월 대비 4% 증가한 144만6000TEU로, 6월 실적으로는 최고치를 달성했다. 중국과 홍콩 등 중화권은 전년 동월 대비 5% 증가한 106만4000TEU로 4개월 연속 증가했다. 우리나라와 일본 대만 등 동북아시아는 1% 감소한 17만7000TEU로 17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동남아시아는 1% 증가한 20만4000TEU로 38개월 연속 증가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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