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04 15:03

‘LNG선·탱크선 효과’ 8월 선박수출액 3배 껑충

전체 수출액은 9개월 연속 감소


우리나라의 선박 수출액이 지난달 반등에 성공했다. 탱크선·LNG(액화천연가스)선 수출 호조와 2016년 수주 급감 영향이 해소된 게 실적개선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8월 선박 수출액은 지난해 8월 6억7200만달러와 비교해 168.5% 증가한 18억500만달러(약 2조1800억원)로 집계됐다.

2017년 조선사들이 수주한 LNG선 탱크선 등 주력 선종의 인도가 이달 늘어나며 선박 수출액 증가로 이어졌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재작년 수주급감 이후 2017년 하반기부터 시황 개선에 따른 선박 인도가 본격화되며 한 달 만에 수출액이 증가세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2017년 하반기 대형조선 ‘빅3’로 불리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은 가스선 탱크선 컨테이너선 등의 선박을 잇달아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은 재작년 3분기 말레이시아 국영선사 MISC의 자회사인 AET와 캐나다 티케이로부터 탱크선 4척을 수주한 데 이어 4분기 LNG선과 탱크선에 대한 건조계약을 선주 측과 체결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 역시 같은 해 하반기 세계적인 에너지기업인 비톨로부터 초대형LPG운반선 2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이 밖에 대우조선해양도 컨테이너선 5척과 LNG-FSRU 1척, LNG선 1척 등의 선박을 수주했다.

미중 무역분쟁에 일본의 수출규제가 겹친 가운데 우리나라 수출은 9개월 연속 줄어들었다.  

우리나라의 8월 수출은 13.6% 감소한 442억달러(약 53조5100억원), 수입은 4.2% 후퇴한 424억7700만달러(약 51조4300억원)에 그쳤다. 무역수지는 17억2000만달러로 91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반도체 수출액은 미중 분쟁 심화와 일본 수출규제 등으로 업황 불확성이 증대되며 30.7% 감소한 79억8000만달러에 그쳤다. 반도체와 더불어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품목인 석유화학 역시 단가하락과 미중 분쟁·홍콩 시위에 따른 수요 감소 등으로 19.2% 뒷걸음질 친 35억3000만달러의 수출액을 신고했다.

석유제품 역시 유가하락과 전년도 기저효과 등으로 14.1% 후퇴한 36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 밖에 철강 디스플레이는 19.7% 23.5% 각각 급감한 25억5000만달러 20억4000만달러로 집계됐다.

반면 자동차는 수출단가가 높은 SUV와 친환경차 중심의 수요 증가로 4.6% 증가한 29억8000만달러를 달성했다. 

지역별로는 대중국 수출이 반도체, 석유화학, 무선통신기기, 철강 등의 부진으로 24.1% 감소했으며, 일본 수출은 차부품, 무선통신기기 등으로 6.2% 후퇴한 실적을 내놨다.

산자부는 미중 무역분쟁 심화와 일본 수출 규제 등 대외 여건이 악화된 데다 기저효과와 조업일 감소 등이 작용하며 8월 수출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본 수출 규제가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현재까지는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7월 기준 우리의 대일 수출 감소(-0.3%)보다 일본의 대한국 수출 감소폭(-6.9%)이 더 크게 나타나 우리보다 일본이 더 큰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산자부 성윤모 장관은 "최근 미중무역분쟁 심화, 일본 수출규제, 홍콩 사태 등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가중돼 우리 수출의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면서도 "반도체·석유화학·자동차 중심으로 전체적인 수출 물량은 견조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일본 수출규제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대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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