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중동항로에서는 전쟁위험할증료(WRS) 도입이 화두로 떠올랐다. 최근 중동지역 정세 불안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에서 현대상선을 필두로 대부분의 선사들이 WRS 부과에 팔을 걷어붙였다. 선사들은 이달 WRS를 도입한다고 잇따라 발표했다.
현대상선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52달러의 WRS를 부과한다. CMA CGM과 APL은 36달러, 하파크로이트는 42달러, 코스코와 OOCL은 50달러, 에미레이트쉬핑은 52달러, 고려해운은 54달러,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는 55달러를 각각 도입한다.
부과 지역은 바레인 이라크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사들은 WRS를 모든 화주에게 부과하고 있다며, 적용률이 높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최근 중동항로에서 선복난이 지속되고 있어 WRS 도입이 원활히 이뤄지고 있다는 게 선사들의 전언이다.
중동노선에서 높은 물동량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현대상선의 선복이 중국에 대거 할당되면서 대부분 선사들은 100%의 소석률(선복 대비 화물적재율)를 기록하고 있다. 선사들은 화물을 선적이월(롤오버)하는 등 이란 제재 여파로 어려움을 겪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비교적 양호한 시황이 연출되고 있다고 전했다.
선사 관계자는 “현재 소석률이 100%에 달한다. 8월 초까지 선적예약이 꽉 찼다”며 “지난해 같았다면 WRS 부과가 쉽지 않았을 텐데 현재는 적용에 큰 무리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동항로 운임은 양호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7월12일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발표한 상하이발 중동 두바이행 운임은 TEU당 773달러를 기록했다. 전달 820달러와 비교해 50달러 이상 하락했지만 1년 전 400달러대에 견줘 안정적인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다만 선사들은 8월 본격적인 휴가철로 접어들며 우리나라에서 중동으로 향하는 물량이 감소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취항선사 관계자는 “올해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휴가철로 접어들며 운임 하락이 예상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선사들이 남은 하반기에 기대를 걸고 있는 지역은 이란이다. 이란 제재 이전에는 석유화학제품, 건설장비 등이 우리나라에서 이란으로 수출되며 선사들의 화물 유치에 큰 도움이 됐다. 하지만 지난해 미국이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서 탈퇴한 뒤 이란 제재를 부활한 데 이어 지난달 호르무즈해협에서 발생한 유조선 피격 이후 양국의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선사들은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해제돼야 중동항로 시황이 좋아질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선사 관계자는 “이란행 수출길이 활짝 열려야 기계 건설장비 등을 중심으로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카타르는 자국 항만인 도하항 재개발에 나선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카타르 교통통신부는 도하항 재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준설작업을 모두 완료했다. 카타르 정부는 이번 재개발 사업을 통해 도하항을 중동의 주요 물류거점으로 도약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사업 규모는 약 1억5000만달러(약 1700억원)로 부두, 부대시설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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