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골든위크 연휴가 한일항로에 예상보다 큰 내상을 입혔다. 취항선사들은 동진상선과 천경해운 2곳을 제외하고 대부분 올해 2기(3~4월) 선적상한선(실링)을 달성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선사들은 이 기간 실링을 98%로 정했다. 지난 1~2월보다 5%포인트(p) 높은 편이지만 전통적인 성수기라는 점을 고려할 때 공격적인 수준은 아니라는 게 선사들의 중론이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 상황은 달랐다. 지난해와 다르게 골든위크 연휴가 2주 가까이 진행되면서 4월 막판에 해운 수요가 뚝 끊겼다는 평가다. 선사들이 한일항로 주력 노선인 도쿄항 기항을 현지 노조 파업으로 중단한 것도 실적 부진에 기름을 부었다. 3개 운항그룹 중 고려해운과 범주해운 천경해운의 A그룹이 선박을 아예 한 항차 뺐고 B그룹과 C그룹도 한두 차례 도쿄항 서비스를 건너뛰었다.
골든위크 후유증은 5월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 선사들은 이달 첫 3주 정도는 일본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수입화물이 실종된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연휴 동안 일본의 공장들이 대규모로 가동을 중단하면서 현지 수요가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며 “골든위크 이후 흐름을 보면 수출보다 수입에서 약세가 두드러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5~6월 실링 달성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선사들은 상반기 마지막인 3기 실링을 97%로 정했다. 2기보다 1%p,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5%p 낮은 수준이다. 2기의 저조한 성적을 고려해 3기 실링은 90%대 초반으로 설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지만 선사들은 맹외(盟外) 선사로의 물량 이탈을 막기 위해 다소 높은 수준으로 최종 결정했다.
선사 관계자는 “실링을 강화해서 운임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협의체에 가입하지 않은 선사들로 물량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 결국 다소 높은 수준으로 실링을 정했다”고 말했다.
공식 집계된 물동량은 3월에 반등을 이뤄냈다. 한국근해수송협의회(KNFC)에 따르면 3월 한 달 한일 양국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2.5% 늘어난 16만9507TEU를 기록했다. 1월 -1%, 2월 -5%의 역성장을 보였던 한일항로 물동량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상승세로 전환했다. 수입화물은 8.5% 늘어난 3만1891TEU로 항로 부양에 힘을 보탰다. 반면 수출화물은 1.3% 감소한 3만3129TEU로, 3개월 연속 후진 행보를 이어갔다. 환적화물은 2.1% 늘어난 10만4487TEU로 집계됐다. 이 중 아시아역내지역을 연결하는 3국 간 화물은 10.4% 늘어난 8만3677TEU, 원양선사가 고객인 피더화물은 21.6% 감소한 2만810TEU를 각각 기록했다.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으로 수출 200달러, 수입 50달러를 기록, 지난달과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항로 개설 소식으로, 흥아해운과 장금상선은 1000TEU급 선박 2척, 1척을 각각 배선해 부산항과 일본 센다이 도마코마이를 잇는 도호쿠홋카이도서비스3(THS3)을 열었다. 두 선사는 23일 부산 출항부터 신설 노선의 정식 항해를 시작했다.
< 이경희 부장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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