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5-24 14:05

중남미항로/ ‘믿었던 중국마저’ 수요부진에 운임약세 이어져

파나마운하 수심문제 여전…중량규제 장기화


중남미항로 취항 선사들이 수요부진에 신음하고 있다. 중국 공장들이 노동절 장기 연휴로 생산을 멈췄고, 중남미 경기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전월보다 수요 감소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평가다.

전 지역이 침체기를 겪는 가운데 남미동안 해상운임은 1000달러선마저 무너졌다. 중국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5월10일 상하이발 브라질 산투스행 해상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940달러로 노동절 연휴 전인 4월26일 1139달러보다 약 200달러 하락했다. 올해 첫 세 자릿수 운임이다.

산투스행 운임은 2월 중순 1200달러대로 바닥을 찍은 후 2개월동안 1400~1500달러선을 오르내렸다. 수요부진이 표면화되자 일부 선사는 중국에서 한국을 거치지 않고 브라질로 직항하는 선박 한 척을 이달 임시결항(블랭크세일링)하는 등 운임 방어에 나섰다.

한국발 운임도 중국의 침체를 여실히 반영하고 있다. 16일 현재 부산발 산투스행 해상운임은 TEU당 1000달러대를 형성하고 있다. 일부 선사는 세 자릿수 운임까지 제시하는 실정이다.

이달 운임인상(GRI)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 선사 관계자는 “본사에서 인상된 공표운임을 제시했지만 수요 부족으로 현재의 저운임이 월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시아(한국 포함)발 기준 소석률(화물적재율)은 90~100%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연휴로 물량 공백이 컸지만 임시결항 효과와 오랜 선복 줄이기가 어우러져 적재율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남미서안도 멕시코를 제외하면 상황은 여의치 않다. 멕시코 노선은 기아차 공장과 주요 협력업체의 반조립제품(CKD)이 대거 실리며 매월 호조세를 띠고 있다. 하지만 페루 칠레 등 주요 서안 국가들은 화물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항로 해상운임(부산발)은 16일 현재 평균 1000달러 중반대에 머물러 있다. 침체된 운임을 끌어올리기 위해 일부 취항선사들은 이달 중순 2000달러에 근접한 수준으로 GRI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의 노동절 연휴 이후 수요 회복세가 지지부진해 이달 운임인상은 어려울 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아시아발 적재율은 평균 90~100%를 기록하고 있으며, 한국발은 95%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리브항로는 파나마운하의 수심문제로 인해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파나마운하가 위치한 카리브해 지역은 ‘엘니뇨’ 현상으로 해수면이 하락하자 파나마운하청은 네오파나막스갑문의 수심을 13.11m로 제한하고 있다. 운하청의 규제가 본격화되면서 파나마운하를 지나는 선사들은 화물 적재중량을 TEU당 평균 8t(공컨테이너 무게 포함) 미만으로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

선사들은 중량 규제로 화물 선적이 어려워진 만큼 운임이 오를 것으로 기대했지만 카리브지역의 수요 부진으로 역신장했다고 밝혔다. 파나마운하를 거쳐 미국 동안으로 향하는 올워터노선의 해상운임이 상승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항로 해상운임은 16일 현재 3000달러 목전에 있다. 한 선사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20피트 컨테이너에 8t의 중량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수심문제로 운임이 오를 것으로 기대했지만 수요가 부족해 오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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