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항로에선 일본의 장기연휴인 골든위크가 시황 흐름에 복병이 될 전망이다. 물동량 흐름은 견실한 편이다. 선사들은 올해 2기(3~4월) 선적상한선(실링) 달성엔 큰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4월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18만TEU를 돌파했을 만큼 한일항로의 전통적인 성수기다. 올해도 이 같은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선사들은 이 기간 98%로 정한 실링을 2~3곳을 제외하고 모두 달성할 것으로 점치는 상황이다.
다만 향후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4월27일부터 5월6일까지 이어지는 10일간의 골든위크 연휴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도쿄항은 노무자들이 이 기간 동안 단체 휴무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극심한 체선현상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선사들은 상황이 이렇다보니 연휴 기간 도쿄항 기항을 생략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현재 국적선사들은 도쿄항이 포함된 게이힌(京浜) 항로를 총 3개그룹으로 나누어 운항하고 있다. A그룹은 고려해운 범주해운 천경해운 태영상선, B그룹은 남성해운 장금상선 팬오션, C그룹은 동영해운 동진상선 흥아해운이다.
A그룹에선 고려해운과 범주해운 천경해운이 한 척씩 도쿄 기항을 건너뛰기로 결정했다. 특히 천경해운은 골든위크 동안 한 차례 선박 운항을 쉴 계획이다. B그룹과 C그룹도 같은 기간 도쿄항 서비스를 한두 항차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선사 관계자는 “골든위크 동안 항만 작업이 이뤄지지 않다보니 도쿄항을 들어가더라도 화물을 내리거나 실을 수가 없어 기항 의미가 없다”며 “운항비 등의 각종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서비스를 건너뛰기로 결정한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첫 두 달 실적은 침체를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근해수송협의회에 따르면 1~2월 한일항로 컨테이너 물동량은 3% 감소한 30만4011TEU를 기록했다. 특히 수출입화물(로컬화물)은 11만2131TEU로, 6% 감소했다. 수출은 8% 감소한 6만86TEU, 수입은 2% 감소한 5만2045TEU였다. 수출의 현저한 부진으로 수출입 비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55 대 45에서 올해 54 대 47로 격차가 줄었다.
다른 아시아지역을 연결하는 3국 간 환적화물은 15만791TEU로, 제자리걸음(0.1%↑)했다. 3국 간 화물은 매년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지속해온 터라 올해의 부진은 의외라는 평가다.
원양선사가 고객인 피더화물도 큰 부진을 보였다. 피더화물은 같은 기간 10% 감소한 4만1089TEU에 머물렀다. 피더화물의 침체는 외국선사들의 잇따른 자사선항로 진출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운임은 지난달과 비슷하다. 주요 선사들이 공표한 부산발 수출항로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200달러선을 유지했다. 수입항로 운임은 50달러 안팎으로 파악된다.
서비스 개설 소식도 들린다. 고려해운과 남성해운은 한국과 중국 일본을 잇는 뉴상하이팬듈럼(NSP)항로를 지난달 말 열었다. 1000TEU급 선박 3척이 운항되며, 남성해운에서 2척, 고려해운에서 1척을 각각 배선한다. 서비스 기항지는 부산-시미즈-히타치나카-센다이-구시로-도마코마이-이시카리-사카이미나토-부산-울산-광양-닝보-상하이-부산 순이다. 고려해운이 사카이미나토와 이시카리, 남성해운이 구시로항을 각각 단독 서비스한다.
< 이경희 부장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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