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근해컨테이너선사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아시아역내항로를 운항 중인 12개 컨테이너선사의 지난해 영업이익 합계가 1년 전에 비해 반 토막 났다. 영업이익률도 0%대까지 곤두박질 쳤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근해 컨테이너항로를 취항하는 국적선사 12곳의 전체 매출액은 4조7997억원을 기록했다. 2017년의 4조5306억원에서 6% 성장했다. 근해선사 매출액은 2016년에 -2%의 역신장을 기록한 뒤 2017년과 지난해 2년 연속 플러스성장을 달성했다. 2017년엔 7%의 성장률을 낸 바 있다.
반면 영업이익은 2017년 1028억원에서 지난해 435억원으로 58% 감소했다. 전년의 14% 성장에서 1년 만에 큰 폭의 하락세로 돌아섰다. 영업이익률은 2017년의 2.3%에서 0.9%로 곤두박질쳤다. 12곳 중 7개 선사가 수익 악화를 신고했다. 다만 적자 기업이 2017년 4곳에서 지난해 2곳으로 줄어든 건 긍정적인 대목이다.
고려해운은 지난해 매출액 1조6188억원, 영업이익 57억원, 순이익 171억원을 각각 냈다. 매출액은 11% 성장한 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88% 61% 감소했다.
수익 감소는 동남아항로와 중동·인도항로의 부진 때문이다. 지난해 중동항로는 이란 제재의 영향으로, 인도항로는 공급 증가 여파로 심각한 침체에 빠졌다. 2017년 900달러대를 호가하던 이들 항로 운임은 지난해 3분의 1 수준까지 떨어졌다. 영업이익률은 전년의 3.2%에서 0.4%로 대폭 하락했다. 수익은 감소했지만 흑자기조는 지난해에도 유지됐다. 1985년 이후 34년 연속 흑자다. 물동량은 2017년 240만TEU에서 지난해 259.8만TEU로 8% 늘어났다.
장금상선은 매출액 1조398억원, 영업이익 351억원, 순이익 86억원을 거뒀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 12% 늘어난 반면 순이익은 18% 감소했다. 영업이익이 1년 만에 감소세를 벗어났지만 순이익은 전년보다 감소 폭이 커졌다. 순익 감소는 2017년에 발생한 이연법인세가 영향을 미쳤다. 매출액이 연결 기준이 아닌 별도 기준으로 1조클럽에 가입한 건 고무적이다.
흥아해운은 매출액 7050억원, 영업손실 405억원, 순손실 969억원을 냈다. 매출액은 10% 후진했고 적자폭은 크게 확대됐다. 선박 손상차손 148억원이 발생하면서 손실폭이 더 커졌다. 장금상선과 컨테이너선사업을 추진 중인 흥아해운은 지난 15일 장금상선이 입주해 있는 서울 북창동 해남빌딩 맞은편 해남2빌딩으로 컨테이너선사업부문을 이전했다.
남성해운은 1년 만에 영업이익 흑자를 냈다. 지난해 매출액 3677억원, 영업이익 68억원, 순이익 38억원을 거뒀다. 매출액은 6%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2017년 -34억원에서 흑자전환했다. 반면 순이익에선 68%의 대폭적인 감소를 맛봤다. 지난해 영업이익 규모는 2014년의 121억원에 이어 최근 5년간 두 번째로 높다. 1000TEU급 사선대의 용선료 상승이 이익 확대의 배경이 됐다. 순이익 축소는 외화환산이익 감소가 영향을 끼쳤다.
천경해운은 지난해 매출액 2567억원, 영업손실 67억원, 순손실 85억원을 냈다. 매출액은 7%의 성장을 거뒀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적자 전환했다. 이 회사가 적자 재무제표를 쓴 건 지난 2011년 이후 7년 만이다. 인도네시아항로 부진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400달러를 넘어서던 이 항로 운임은 지난해 반 토막 난 것으로 알려졌다.
동진상선은 매출액 1665억원, 영업이익 44억원, 순이익 38억원을 일궜다. 매출액은 11% 성장한 반면 영업이익은 35%, 순이익은 13% 감소했다. 동남아항로 진출을 배경으로 2년 연속 매출액 두 자릿수 성장을 거둔 건 괄목할 만한 일이다.
팬오션 컨테이너선 부문은 지난해 매출액 1644억원, 영업이익 68억원을 거뒀다. 매출액은 28% 성장한 반면 영업이익은 38% 감소했다. 매출액이 단숨에 1600억원대로 올라서며 순위도 2017년 8위에서 지난해 7위로 상승했다. 법정관리 여파로 2014년 11위까지 떨어졌던 이 선사는 매해 한 계단씩 순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범주해운은 지난해 매출액 1397억원, 영업이익 20억원, 순이익 19억원을 내며 영업이익 흑자를 신고했다. 매출액은 6%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2015년 이후 3년 만에 흑자 전환했다.
동영해운은 매출액 1302억원, 영업이익 85억원, 순이익 96억원을 냈다. 1년 전에 비해 매출액은 4% 성장한 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6% 10% 감소했다. 그 결과 2017년 8.2%에 이르던 영업이익률은 6.6%로 하락했다.
태영상선은 매출액 1091억원, 영업이익 57억원, 순이익 57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7% 21% 성장한 반면 순이익은 35% 하락했다. 순이익의 큰 폭 감소는 2017년에 3700t(재화중량톤)급 일반화물선 <태영스카이>호 매각대금 47억원이 일시적으로 반영됐기 때문이다. 태영상선은 2014년 이후 4년 만에 다시 매출액 1000억원 고지를 넘어섰다.
한성라인은 매출액 645억원, 영업이익 142억원, 당기순이익 138억원을 거뒀다. 매출액은 두 자릿수 성장한 반면 이익은 두 자릿수로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하향곡선을 그렸지만 여전히 근해선사 중 최고수준을 유지했다.
두우해운은 매출액 368억원, 영업이익 13억원, 순익 21억원을 일궜다. 매출액은 감소했지만 이익은 1년 만에 다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 이경희 부장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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