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에서 초중량물 처리 능력은 우리 항만이 제일 뛰어날 겁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항만청 조엘 발렌수엘라 항만국장은 기자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샌디에이고항만청 대표단(사진)이 아시아 포트세일즈의 첫 방문국가로 한국을 선택했다. 샌디에이고항은 로스앤젤레스(LA) 롱비치 오클랜드 다음으로 가장 큰 항만이다. 벌크 하역 부문에서는 주(州) 내 최대 항만으로 꼽힌다. 다음은 대표단과의 일문일답.
한국을 방문한 목적은?
최근 샌디에이고항은 부두 시설 개선에 상당한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 시설 개선의 핵심 목표 중 하나로 브레이크벌크화물(초중량물) 물동량 증가를 들 수 있다. 이에 마케팅 측면에서도 초중량물 유치를 위해 다방면으로 홍보하고 있다. 한국의 주요 벌크선사와 초중량물 관련 화주기업들을 만나 한국발 초중량물 정기 서비스 유치 기회를 포착하는 게 이번 방문 목표다.
벌크 터미널인 텐스애비뉴(10th Ave.)를 설명해달라.
전체 부지 면적은 39만8000㎡로 총 8개 선석을 보유하고 있다. 수심은 약 13m다. 다용도로 사용 가능한 이동식 갠트리 크레인이 있어 최대 100t급 화물까지 상하역이 가능하다. 부두 내에는 약 3만2000㎡의 하역 공간과 4만㎡의 야외 화물 장치장, 2만8000㎡의 냉동·냉장 화물 창고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 최대 철도 회사인 BNSF의 부두 내 철로로 빠른 수송이 가능하며 터미널과 주간(州間)고속도로 8, 5, 15, 805번이 인접해 트럭운송에도 강점이 있다. 무엇보다 최대 강점은 초중량물 상하역에 특화된 근로자들이다.
벌크화물을 주로 처리해온 항만 특성상 모든 근로자는 프로펠러, 파이프, 코일 등 다양한 형태의 특수화물 처리 경험이 풍부하다. 최근 40여명의 신규 인력을 채용하는 등 항만 인력풀은 증가하고 있다. 역내 인근 항만들은 주로 컨테이너화물을 집중적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우리 직원들보다 기술이나 노하우가 풍부하지 못할 거라고 본다.
최근 화물 처리량이 궁금하다.
연간 총 물동량은 100만t다. 물동량을 견인하는 주력 품목은 완성차와 ‘돌(Dole)’의 바나나다.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아우디 벤틀리 포르셰 폴크스바겐 등 글로벌브랜드의 자동차 42만대가 매년 내셔널시티마린터미널에서 하역되며, 돌은 중남미국가에서 들여온 연간 10만TEU의 바나나를 샌디에이고항을 통해 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지역 내에 조선소와 선박수리소가 활발하게 운영 중이라 엔진 등 선박부품 물동량도 꾸준하다. 최근 캘리포니아주에서 풍력발전 산업이 활기를 띠어 초중량물 물동량 전망이 밝다. 지난해 모하비 사막의 풍력발전소를 향하는 풍력발전용 터빈 수송 프로젝트를 진행한 게 대표적이다.
이러한 수요 증가를 발판 삼아 지난해 9월부터는 벌크선사 ‘G2오션’의 북유럽-북미 서안 항로에 샌디에이고가 새로운 기항지로 추가됐다. 기존 연간 4~5회만 기항했던 선박이 매월 1항차 정기 기항함에 따라 올해 물동량 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5월부터 멕시코에서 설탕 수입이 늘어난 것도 최근 일궈낸 성과 중 하나다.
초중량물 유치를 위한 전략이 있나.
벌크 부두인 텐스애비뉴터미널의 현대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기존터미널 안의 창고 시설은 매우 낙후돼 장기적인 화물 유치가 어려웠고 활용도도 매우 떨어졌다. 이에 부두 내 창고를 허물고 공간을 탈바꿈해 화물 상하역, 저장, 수송 능력을 높이기로 했다. 지난 2017년 12월에 1단계 공사가 시작됐다.
기존 창고 자리의 대지 기반을 강화하는 작업을 거쳐 초중량물 저장 구역을 마련하고 있으며, 철로 개선 공사도 진행 중이다. 현재 전체 사업의 절반 가량이 끝난 상황이다. 최종 완료 시점은 2035년으로 예상하고 있다. 향후 갠트리 크레인 5기 설치, 건화물 전용 창고(9300㎡) 및 화물 저장 공간 마련, 항만청 사무실 건설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독자 및 물류업계에 한 말씀.
우리 항만은 현대화사업 등 미래를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벌크화물 작업에 특화된 전문 인력과 원활한 철로 수송망을 무기로 향후 캘리포니아를 넘어 북미에서 경쟁력 있는 벌크항만으로 거듭나고자 노력 중이다. 이번 한국 방문을 통해 우리는 사가웰코 팬오션 세아제강 한국타이어 현대글로비스 등 우리의 현재 고객과 잠재적 고객들을 두루 만나 샌디에이고항의 여러 이점을 알렸다. 앞으로 한국 해운물류업계와 더욱 돈독한 관계를 맺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 박수현 기자 sh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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