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3-21 09:59

美 포틀랜드항, 초중량물 맞이 ‘문 활짝’

피플인사이드/ 포틀랜드항만청 마이클 리처즈 매니저
터미널6 화물 집하공간·철송망 강점으로 초중량물 유치 본격화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항은 북서부 컬럼비아강 유역의 중소형 항만이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화물 찾기에 나선 이 항만은 최근 새로운 먹거리로 브레이크벌크화물(초중량물) 유치에 주력하고 있다. 한국을 방문한 포틀랜드항만청 벌크화물 마케팅팀 마이클 리처즈 매니저(사진)를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번 방한 목적은?

한국은 세계적인 철강, 조선 강국으로, 포틀랜드 항만당국은 수년 전부터 초중량물 유치를 위해 정기적으로 한국을 방문해왔다. 이번 방문에서 우리는 SK해운, 팬오션, 동진선박, KCTC, 동국제강, 인터지스, BPT(부산항터미널) 등 주요 화주, 선사, 하역사를 만나 포틀랜드항의 초중량물 하역 기능과 이점을 설명했다.

초중량물 처리항만으로서 포틀랜드항의 이점은?

포틀랜드항의 초중량물은 6터미널(T6)와 2터미널(T2)에서 처리하지만, 최근 포틀랜드항은 T6의 중량물 작업 비중을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컨테이너 전용 부두로 알려진 T6는 완성차나 초중량물 하역도 가능한 다목적부두다. 안벽 수심 14m로 T2보다 2m 깊은 수심이 특징이며, 화물 집하·저장 공간 16만2000㎡(4만9000평)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시애틀·터코마항이나 캐나다 밴쿠버항 등 인근 서안 항만들은 터미널 내 화물 저장공간 부족과 체선 문제가 심각하다. 하지만, 포틀랜드는 그런 문제들로부터 자유롭다. 강력한 철도 수송망도 장점이다. 미국 최대 철도 운송 회사인 BNSF와 UPRR의 온독 레일이 설치됐으며, 캐나다 국영 철도인 CP와 CN과도 연결돼 있다. 미국 동부까지 샌프란시스코, 롱비치 등 인근 항만보다 2~3일 빠르게 도착할 수 있다.

 

▲ 6터미널 풍력터빈 기둥 하역 작업



포틀랜드항의 중량물 실적이 궁금하다.

지난해 중량물 처리량은 5775t을 기록했다. 전년도 물동량이 전무했던 걸 고려하면 고무적인 성과다. 포틀랜드항은 2013년부터 3년간 지속된 6터미널 운영사 ICTSI와 항운노조 ILWU의 노사분쟁 여파로 그간 쌓아온 컨테이너·중량물 실적을 잃었다.

갈등상황이 마무리된 지난해부터 항만당국은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먼저 포틀랜드항을 기항하는 스와이어쉬핑은 지난해부터 세미(Semi) 컨테이너선에 자동차 제조업체 다임러 벤츠의 트럭캐빈(트럭 앞부분)을 싣고 호주와 뉴질랜드로 운송하고 있다.

이어 벌크선사 사가웰코는 중국 컨테이너 제조업체 신가마스에서 생산된 53피트 컨테이너 437개를 칭다오항에서 포틀랜드로 실어 날랐다. 이 대형 컨테이너는 미국 내륙운송에만 사용되는 특수한 제품으로, 일반 컨테이너선에 실을 수 없어 중량물로 구분된다.

이달엔 동국제강이 제조한 풍력발전업체 베스타스의 풍력터빈 기둥 102개가 한국 포항항에서 포틀랜드항으로 들어왔다. 벌크선사 G2오션, AAL쉬핑, BBC차터링의 선박이 각각 51개씩 부품을 선적해 3회에 걸쳐 수송되는 프로젝트다. 아직 1회 수송이 더 남아있다. 하역된 기둥들은 오리건주 동부에 건설 중인 풍력발전단지로 향했다. 최근 오리건주를 비롯한 북서부 해안지역에서는 풍력발전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향후 2년간 이와 유사한 프로젝트 화물이 수차례 더 입항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량물 유치를 위한 계획은?

화주·선사들을 적극적으로 만나 포틀랜드항의 물류적 이점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자 한다. 특히 아시아는 미국 중량물 하역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이전부터 정기적으로 방문해왔다. 한국에서의 일정이 끝나면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벌크화물 박람회에 참여해 잠재적인 파트너를 물색할 계획이다.

아울러, 우리는 지난해 컬럼비아강 유역의 항만당국과 지역 하역사, 내륙운송사와 함께 ‘HWH’라는 협력체를 조직했다. 이를 통해 포틀랜드강 유역의 내륙 운송의 이점을 더욱 활발하게 홍보할 예정이다. 전통적으로 동북아시아발 중량물은 미국 남부의 걸프항이나 휴스턴항으로 선적된다. 하지만, 화물이 도착지가 미 북서부 혹은 캐나다라면 컬럼비아강 유역이 훨씬 경제적이다. 게다가, 아시아와의 해상거리가 휴스턴항보다 8000km 짧아 전체 운송기간이 16일 가량 단축된다.

한국 독자 및 물류업계에 한 말씀

한국은 이번 아시아 방문 일정 중 가장 긴 시간을 할애할 만큼 중요한 파트너국가다. 올해 초 처음 시작된 포항발 풍력터빈 운송뿐만 아니라 앞으로 울산, 부산과도 연결망을 구축해나가고 싶다. 포틀랜드항의 화물 집하공간과 빠른 철송망 등에 특히 주목해주길 바란다. 한국에서 선적된 다양한 중량물이 하역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 박수현 기자 sh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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